우리 인간만이 생존 경쟁을 넘어서서 남을 무시하고 제 잘난 맛에 빠져 자연의 향기를 잃고 있다. 남과 나를 비교하여 나만이 옳고 잘났다고 뻐기는 인간들은 크고 작건 못생겼건 잘생겼건 타고난 제 모습의 꽃만 펴내는 야생초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야생초 이야기 중에서-
'약용식물'공부를 하기 시작한 건전원생활정착에여러모로도움이 되고 있다.가을이 깊어지니정원 일은 점차로 줄어들고,그동안 배웠던것들을정리할 수 있는여유가 생겼다.
TV 없이 지내다 보니 유행에선 멀어져 있지만,절기별로 만나는 잡초와 식물에대한호기심은반대로 커져가고 있다. 오늘은 식용과 약용으로쓰이며 Gandhi's favorite food로 알려진쇠비름에 관해 정리 중이다.
참고를 위해 황대권 님의'야생초이야기'를다시읽어보니 기가 막힌다. 학원 간첩단에연루돼13년2개월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한 저자의처절한기록이다.청춘의 황금기를감옥에서 보낸 저자는 국가기관에의한 조작극의 희생자였고,훗날 무고함이 세상에 밝혀졌지만그런참혹함을당하고 어찌 살았을까싶어읽는 내내 마음이 저렸다.
황선생은 고문과 폭압에도 불구하고 모든 노력을다했지만좌절되자,감옥 안에야생초화단을 만들어 100여 종의 풀을 심어가꾸었다고 한다. 이것은감옥의 역사에서 유래를찾아볼 수없는 일로서 그의 관찰과 연구는전문가수준이되었다고 한다.또한 그 일이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과 인간관계에대한 묵상으로까지 확산되었다하니 놀랍다.그중쇠비름에 관한 그분의 애정넘치는마음을 읽으면서는 나 역시 관심이 증폭되었다.
이미지: Google /Pinterest
우리나라의 쇠비름 이용법은 묵나물로 해서먹거나,청을 만들거나, 발효를 시켜 장기간보관하는데반하여외국에서는 신선한쇠비름을이용하여스무디(+파인애플, 블루베리), 샐러드(+토마토, 파슬리, 오이,감자, 요구르트), pesto(+마늘), 닭고기 수프, 나물밥, 볶음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 중이다.
생명체의 유지에 꼭 필요한 오메가 3의 함량은 등 푸른생선과 견과류들 보다도 더 월등하다.그러고 보니 쇠비름은 Edible Weed(식용 풀)의 대표이면서동시에 약효(당뇨 심장 혈액 위 피부 정신병 건망증등에)가 뛰어난 작물과 잡초의 경계를 넘나드는 천상의 선물이다.
사진:Google /Pinterest
우리 집의 텃밭과 한국의 들판엔 주로 노란색 꽃이 피어나고 있지만,다육 이과에속한 이 풀은 원산지에 따라 다양한 꽃들을피운다.루비로 불리는 빨강과 hanging basket에 이용되는 예쁜 색깔의 꽃을 피우는 쇠비름을조만간 구해서 길러보고 싶다.황금빛잎을 가진 것도 있으니 얼마나아름다운가?
어지러운 시절에 힘 빠진 청춘들의 삶의 무게가 안타깝다. 그들의 작은 창문에 오행초(쇠비름)가풍성하게 자라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일 년에 4번세대교체가 가능한 재생력을 가졌어니 쇠비름을어디에든 심어 두고 먹고 힘냈으면 좋겠다.
초여름에 처치곤란이던 연한 쇠비름을 한무대기 잘라그늘에서 살짝 말렸다. 설탕에 재워 백일을지난 뒤 얼마 전 진액을만들었는데 일 년 정도 발효되면그 놀라운 효능을 어디다 비길까? 쇠비름 건더기는 순간 떠오른생각으로 고추장과 마늘멸치액젓을 넣고 버무리니아삭하고 쫄깃한 식감의맛난 장아찌(전혀 짜지 않은)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