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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Jun 15. 2017

포도 히야신스-Muscari

유월에 수확의 기쁨을 주는 꽃



 씨앗 채종 적기가 유월인 무스카리. 서둘렀지만 씨앗 일부는 터져서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지금껏 붙어있는 씨앗은 호롱불 켜진 창호지 바른 방 안의 풍경처럼  크기를 환하게 비치고 있다.


 무스카리는 추운 겨울 노지 월동하여 피는 이다. 꽃이라기보다는 작은 포도송이처럼 생겨grape hyacinth라고도 불린다. 향기 또한 좋기로 이름나 있지만 나는 두해 동안 뿌리를 나누고 꽃을 지켜보느라 향기를 지나쳤다. 달래만 하던 구근은 해마다 번식하여 지금은 정원 앞줄에서 착실히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잘 익은 씨앗 줄기를  뽑아 모으니 넉넉하다.  지금의 뿌리는 작은 마늘 두쪽 크기만 하다. 이만하면 되었다! 무리 지어 피어나야 예쁘니 삼사 년 후에나 꽃을 볼 수 있다는 씨앗 파종을 구월에 할 계획이다. 작년에 뿌려진 씨앗은 2-3년 후에나 피어날 것인데, 어미 구근은 많은 새끼 구근들을 땅속에서 키우고 있으니 실수로 뽑아내지만 않는다면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하루,  일주일,  한 달,  분기별,  일 년 계획을 세우며 예민하던 예전의 나는 변화해야 한다. 그래서는 정원에서 발 붙일 수 없으니 스스로 식물과 꽃들 개개의 시간에 맞추며 산다. 파종하여 모종을 이식한 뒤 두 해만에 꽃 피운 다수의 종들을 보며 느긋해짐을 배우긴 했지만 그래도 묻고 싶다.



무스카리 아가야! - "넌 그 길고 긴 몇 년의 시간 동안  속에 묻혀서 대체 뭐 하는 거야?"


          출처:Holland Bulb Far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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