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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Jul 13. 2017

올해의 꽃-풀이자 야생화

이렇게 위험한 것이 아무런 경고문 없이 유통되다니


마트에서 팔고 있던 원추리를 사서 몇 번 나물로

먹었다. 하우스에서 길러 커는대로 여러 번 자르다

보니 나물의 끝 모양새가 살아있지 않고 좀 이상

했지만 봄나물이니 어련히 좋을까 생각했다.

나물로 알았던 원추리가  2017 집 정원에서 맛과

아름다움을 주고 있다.



삼 년 전! 정원수 아래의 풀을 제어하기 위해

지면을 덮어버릴 무언가를 나는 찾고 있었다. 

잎이 아이리스 같은 원추리 관심을 두고

의논하니 남편은 도시 사람답게 인터넷으로

모종 15개를 주문했다. 도착한 모종은 초등

학생 스케치북 한 장 정도의 넓이에 심으

끝났다.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진 격이었다.


풀을 잡기는커녕 여름이 오면 풀에 싸여 숨도

못 쉬고 사라질 지경이었다.  어느 날 집 근처

둑에 한 무리로 자라고 있는 원추리를 발견했다.

누가 기르는 식물은 아닌 성싶었지만 장담할 수

는 없었다. 호시탐탐 노리다 새벽을 기해  빠른

속도로 몇 뿌리만 남기고 캐왔다. 양은 엄청났고

마을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아 다행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 많던 양도 땅에 심어보니 턱없이 부족

했다. 땅은 식물 먹는 하마였다. 심다만 땅은

숙제로 남겨졌고 이웃 어른께 자초지종을 이야

 했더니 당신 집으로 오라셨다. 그 집 정원 

어디에도 원추리는 없었고 어르신이 안내한 

  근처의 커다란 원추리 군락이었다. 필요한 

만큼 가져 라셔서 감사한 마음에 선물을 드리니

어리둥절해하셨다. "풀을 가져가면서 웬 선물을 

주냐"는 거다. 훗날 도로변에서 우리가 남기고

뿌리로 다시 무성해진 원추리에 농부가 제초제

뿌리고 있었다. 아~  다 뽑아서 와야  했는데!!



봄이 오니 원추리는 곳곳에서 연두색 싹을 내밀

다. 식용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미 

나물로 먹은 적이 있지만  알고 보니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조심해야 하는 독성이 있다. 산나물 사고

50% 이상이 콜킨산을 가진 원추리와 관련된

것이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망사고도 빈번한 

식물! 마치 복어와 같다. 복어의 독성은 치명적

이지만 제대로 손질하면 이보다 맛난 생선 없다

-복 샤부샤부,  복지리,  복 매운탕,  복껍질 무침,

복 튀김까지!


봄에 아이들이 집에 올 때면  키친가든의 효용에

대한 엄마가 좋아하는 '실사구시' 정신을 이야기

했고 김밥에도 시금치 대용으로 원추리를 썼다.

예쁜 색감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고, 나물로

무쳤을 땐 연하고 시원하며 달큼한 맛에 다들

반했다-나의 경험상 어떤 나물에도 없는 맛이다

(자연 상태에서 자란 것만 해당). 찌개와 국

장아찌  볶음요리로도 좋으며 싹은 튀김으로

꽃봉오리는 술과 김치로 혹은 화장품 재료로도  

손색이 없는 이 식물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봄에 지상으로 내민 싹이 5cm 정도 일 때 칼을

뿌리 쪽으로 넣어 5cm자르면 노랑빛을 띤

10cm 정도 길이가 된다. 이때는 독성이 거의 없어

삶거나 한 시간 정도 물에 담가 두면  안전하지만

의 경우엔 꽃을 볼 요량으로 지상 10cm 정도

자랐을 때 두 번 정도 잘라서  밤새 물에 우린 다음

요리로 이용했다. 지금은 잘렸던 뿌리에서 날마다

새로운 꽃을 피우니 필요할 때 한꺼번에 새 꽃을

따서 꽃차로 마시고 있다.


 

원추리는 잎과 줄기 꽃과 뿌리까지 쓰임이 많고

류머티즘과 심장 강화  자양강장과 피로 해소 상처

치료제 위염 황달 간질병 치료제로서 좋지만 가장

중요한 독성을 조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원추리 잎이 경고문 하나 없이 일반 나물로 팔리는

가는 두고두고 나에게 의문으로 남았다. 그전에

모르고 먹었던 것은 위험이 없었는가 생각해 보니

소량이었고 다행히 어린순이었던 것 같다. 나물의

경우 kg 당 유통되다 보니 나쁜 상술이 작용하면

업자들이 무게가 많이 나가도록 기준보다 더 크게

키워 판매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며 신체에 이상

증세를 느낀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물을 먹고

그러리라곤 생각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모든 것은

야생화였던 원추리가 꽃을 피울 때까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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