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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Aug 16. 2017

과일수로 만든 열무김치

요리를 몰라야 가능한 잉여 과일의 쓰임새


 2015년 겨울 김장의 완전한 실패는 내게 전에 없던 요리 근성을 부추겼다.  그때까지 김치를 담가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글로 배운 것이 정작 현장에서 확인하기 쉬운 방법을 놓쳐버렸다. 김장의 처음과 끝은 남편이 자처한 것이었다. 인터넷 정보대로 만들었던 완성품은 보기에 맛갈스러웠고 김치를 보관하기 위해 새입식형 김치 냉장고를 구입하기까지 했다. 우리 부부의 김치 대한 관심이 얼마나 강했던 시간이었는지!


 그랬던 엄청난 양의 김치가 이상했다. 잘 발효 김치를 기대하며 꺼냈던 김치가,  와~  물커덩한게 아닌가? 짜거나 싱거운 맛은 조리법에 따라 얼마든지 이용 가능하지만 재료 러진 것은  쓸 수가 없다. 우리는 망연자실하며 김치 통을 밖에 내두고 몇 날 며칠 버리지도 하고 아까워했다. 추위에 심혈을 기울였던 홈메이드 김치에 대한 미련한 애정었다.



 씁쓸한 그날의 실패 후 아무리 새로운 일이라도 잘 해내던 남편은 김치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반면 전원으로 이사한 후라 기술센터에서 하는 향토 요리와 베이커리 수업에 함께 여했다.


 , 나는  채소로 김치 담그기에 재미를 붙여 가고 있다. 이웃에게 물러져 버린 김치에 대해 이야기하니 원인 분석을 다각도해주었지만 감을 잡을 없었다. 2016년에는 영농법인을 운영하는 이웃에게 완제품을 주문했다. 토피앓고 있는 아이들이라도 안심하고 먹 있는 먹거리를 만드는 점에 혹해서다.  



 내 손으로 직접 김치를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어 재료가 생길 때마다 자꾸 하다 보니 핵심은 간단했다. 재료를 절인 줄기가 낭창하게 구부러질 때 건지면 되는 것이다. 마치 다이어트의 핵심 뭘 먹는 게 좋거나 식품 하나마다 칼로리를 재며 예민해할게 아니라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답인 것처럼! 




 김치의 핵심인 절임이 1차 관문이라면 두 번째국물 만들기와 양념 조합이다. 올해 텃밭에 심어 둔 12포기 토마토 모종이 잘 자라 열매 엄청 달렸다.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니 어지지가 다. '토마토가 익어가면 의사 얼굴이 노래진다'는 건 그만큼 좋은 채소라는 반

증이다.


 열무김치 국물을 만들 때 하게 익거나 못난 토마토를 매번 서 너 개 혹은 여섯 개까 양파 껍질과  파, 양파, 다시마와 함께 넣어 끓였다. 흠 있는 사과와 이젠 빈티지가 된 2014년 산 혹은 2015 산 냉동 감도 껍질을 뒤 함께 삶았다. 밀가루 풀 쑨 것을 과일  섞어 소쿠리에 내리 걸쭉한 국물이 된다. 텃밭의 과잉 채소와  냉장고가 비워지는 점도 함께 한다.


 열무김치의 칼칼함과 신선함은 생 고추에서 되는 게 아닐까? 빨간 고추의 반은 새우젓, 마늘, 생강, 양파와 함께 갈고, 절반채 썰어두면 된다. 매운 양파일수록 김치에 넣으면 콤해지는데 파도 함께 넣는다. 하룻밤을 밖에익히면 재료와 국물이 어우러 모습은  김치와 비슷하나 국물 과일수가 맛을 주니 차별화가 확실하다. ' 맛대로김치' 할지라도 간이 제일 중요한데 소금으로 마무리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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