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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Aug 26. 2017

가는 길이 혼미하고 힘에 겨우면 높은 데로

올라가 내려다보라.  길이 보일 것이다.


높은 산에 올라 인간 사는 세상을 바라보라. 가장 먼저 무엇이 보이는가? 길이 보인다.



그리고 그 길을 중심으로 뻗은 마을이 보인다. 높은 데 올라가 멀리 내려다보면 가장 잘 보이는 것이 길이다. 숲 사이로 나 있는 오솔길도 보이고,



논둑길도 보이고, 자동차가 다니는 찻길도 보이고, 강물이 흘러가는 물길도 보인다.


[중략]



때로 가는 길이 혼미하고 힘에
겨우면
높은 데로 올라 내려다보라.
그러면 길이 보일 것이다.

길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길인지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지혜로운 자는 그 길 어가에 서 있을 자신의 모습까지 볼 수 있을 것이다.

-한상경 '하경 정원 전망대에서' 중에서-



늦여름의 끝나지 않는 노동을 접고 나선 예천길. 오랜만에 푸르고 더 높은 하늘에 감탄하는 일행과 삼강에 이르렀다. 마을길 논둑길 찻길 오솔길 물길을 다 스쳐며 지났다. 늦여름 햇살눈이 아릴 정도로 쏟아졌다. 여름 속 곳곳에 가을 스며들어 있다.  

벌써 자정이다.

모두들 굿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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