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습중-마음의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사람.
새로운 우리부부의 정착지 화산리'엔 하루에
네번 마을버스가 왔다 간다.
마지막 버스는 밤 6시 20분에 지나가는데.
오늘밤은 달도 보이지 않는다.
집 앞의 가로등은 콩과 벼 익는데 방해가 된다며
담양과 순천만 구경을 다녀오니 누군가 꺼짐
작동을 해놓았다. 천지가 깜깜하다.
어둠이 깊이 내린 마당에서 불을 환하게 켜고
지나가는 버스 안을 바라보는건 몽환적이다.
자주 텅텅 비어있다.
나는 아직 이 버스가 어디를 거쳐 어디까지 가는지
모른다. 안동네 끝 마을까지 가봐도 정류소는
없었다. 정류소와 노선 표지도 없는데 다들
어디서 어떻게 이 차를 타고 내리는지?집 앞에서
내가 손을 들면 세워줄까?가을이 끝나기 전에
나는 버스를 타서 맨 뒷자리에 앉고 싶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들을 거쳐가겠지?
중간에서 내리면 집까지 걸어와야 하나?
우리 집을 찾아 올 수나 있을까?
가끔 늦은 점심을 먹으러 '흑룡성'엘 간다.
하루는 짜장면을 먹고 있는 중년 부부를 만났다.
부인은 손이 자유롭지 않은지 중국집 여사장이
손수 비벼준다. 웅얼웅얼 내는 소리를 누구도
알아듣지 못하지만 남편은 저만치서 그들을 바라
보고 있던 우리 부부에게 웃으며 이야기 했다.
"오늘은 아내가 짜장면을 먹고 싶어해서 여기
까지 왔어요". 아내라기 보다 가꾸지 않아 그런지
고모뻘은 되어보이는 배우자를 바라보는 모습이
편안하다.버스가 오는 시간이 되면 남편은 아내의
손을 잡고 자기네 마을로 돌아가겠지?
이미지 : f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