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게으름-Eat, Pray, Love

함께 건너보자-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by 이경희


비 내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나무 데크는

비에 젖어 색이 짙어져 있고 잔디가 싱싱한

빛을 띤 걸로 보아 밤새 혹은 새벽부터 비가

내렸나 보다. 나팔꽃은 축 쳐져있고 다람쥐는

털이 방수인지 말끔한 모습으로 돌담 여기

저기를 잽싸게 통과한다.


뽕잎이 필요하여 가지째 꺾어와 작업했는데

정작 잎은 뜨겁고 습한 날씨에 다 상해버렸다.

대신 가지에서 떨어졌던 오디 씨들이 묘목이

되어 자라고 있다-꿩 대신 닭이 아닐 수 없다.

긴 가뭄에 돌덩이처럼 굳어졌던 땅이 조금 몰캉

해졌겠지? 오늘 묘목을 이식해? 아니면 다음날?


하지만 오늘은 일하기 싫다! '달콤한 게으름'을

피워보자. 암 은행나무는 일찌감치 단풍이 들더니

바람에 날려 노랑 잎이 수북이 떨어지고 있다.

이즈음 숫 은행나무 한편이 물들기 시작한다.

짝을 지켜주는 건지? 느려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한가하게 집 밖을 돌아다니는 내게 트럭

타고 지나던 아저씨가 말을 건넨다. '참~심심

하시지요?' 아~ 네...... 하지만 틀린 말이다.


하정우와 전도연이 보증수표라 고른 영화는

중간에 꺼버렸다. 대신 'Eat, Pray, Love'를

골랐다. 책으로 읽었을 땐 작가의 형편이 생생하게

다가와 벅찼었다. 느긋한 마음으로 방에 드러누워

이탈리아와 발리를 주인공과 함께 여행했다.

우여곡절을 겪은 후라 여자 주인공은 허기지게

삶의 균형을 구가한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새로운

변화와 시도 사랑에 빠지는 일에 신중함을 넘어

두려움이 크다. 결국엔 사랑을 선택함으로써

작은 균형을 깨고 더 큰 균형을 이룰 용기를 내며

보트를 타고 떠나는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자막 다 올라간 영화관에는 환한 불이 제격이라며

J는 방 안의 불을 켠다. 아~ 왜 이래요!! 별이 뜨고

달 위를 흘러가는 먹구름 아래를 한참 걸었다.

게으름은 오늘로 충분하다. 내일은 내일의 일을

힘차게 해야지.


인생 전체를 복권 당첨을 기원하던 한 사내,

성인이 마침내 이야기하셨네, 제발 제발 제발

복권부터 사라고. 대박 joke가 아닐 수 없다.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