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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Apr 23. 2018

일거양득의 정원 일


올 사월 나의 관심은 쑥에 푸~욱 쏠렸다. 청정

지역인 집 주변의  군락을 보기만 하며 지나

치기를 여러 번. 바람은 스산했지만 볕 좋은 날

을 잡아 먼저 정원에 난 쑥을 호미로 뿌리까지

캐내는 작업을 했다. 잡초 제거 겸  쑥국 준비-

일거양득이다.



쑥국은 남편이 끓였다. 남편은 퇴직 전 아내인

나와 본인 스스로 조차도 알지 못했던 요리 재능

 발휘 중이다. 쌀뜨물에 다시마와 멸치로  

국물을 내어 된장과 국간장으로 간한 쑥국은 조상

들이 만든 황금 레시피임에 틀림없다. 그걸 그대

 재현하여 만든 쑥국에 반하여 나는 세끼를

연속으로 밥을 말아서 먹는 이변을 연출했다. 



또 한 번의 여유 시간이 생겼다. [이웃에 부탁

하여 재배한  벼가 자라던 에는 풀이 무성했다.

작은 규모여서 전량 구매하기를 2년째 하고

있는데, 그 댁에선 믿을 수 있게 농사를 짓고, 

우리는 구매 약속을 지키니 관계가 신뢰 

자체다.]


올해 구입한 정미기에 그 벼를 직접 빻아 

을 불리는 일은 남편이 했다. 쌀 한 돼가 몇 kg

인지 몰라 인터넷 검색을 했고, 경북지역에선

1.6kg이며 다른 지역에선 0.8kg이라는 표준

화 되지 않은 정보까지 알아냈다.


약 5시간의 몰입으로 뜯은 쑥을 데쳐 찬물에

빨리 씻어냈는데 양이 어마어마했다. 자신 있게

떡방앗간에 들어서니 사장님이 다음번에 쑥을

삶을 때는 소금이나 소다를 넣어보면 빛깔 고운

쑥색을 얻을 수 있다는 정보를 주셨다.

" 아쉽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기다림 끝에 집으로 가져온 쑥절편 한 박스.

이웃에 전해줄 것과 내일 아침거리를 두고는

모두 냉동고에 얼려두었다. 가족 sns 창에

자랑을 한터라 주말에 만나서 확인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튿날 아침상 메뉴는 쑥떡이다.


음식은 같은 재료여도 차려내는 사람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 작은 아이는 쑥떡에 어울리는

꽃을 구하러 마당을 나섰다. 꽃잎을 떨어뜨리지

않는 부드러운 봄 비가 고요히 내리고 있다.

자두꽃 한 가지, 산벚 한줄기, 제비꽃잎 몇 개

삼엽 국화 잎을 소쿠리에 담았다.

음식은 차리는 사람의 몫이라!

느긋하게 기다리니 사과와 달걀 따뜻한 차까지

준비했다. 조팝 한줄기는 오갈 데가 없어 달걀

접시를 두르는 걸로 만족했는데, 캘리포니아롤

처럼 말린 떡은 풀어서 꿀에 찍어 먹었다. 웃음

묻어나는 시간이다.



둘째 날 아침식사 역시 해동한 쑥떡으로 차렸다. 

어제처럼 꾸며진 식탁이 아니다. 절편을 돌려서

담고 식용할 수 있는 진달래 잎 세 개를 올렸다.

쑥반 쌀반으로 만든 절편은 식감이 좋다


[나의 공부: 쌀과 쑥의 음식 궁합]

한국인의 주식인 쌀은 주성분이 녹말로 77%

가량이나 되어 인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쉽게 공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녹말의 질이

좋아 소화 흡수율이 100%에 가깝다. 또한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의 일부도 섭취할 수

있는데, 쑥은 쌀의 영양을 보완해 주는 칼슘

(93mg) 섬유(3. 7g) 비타민A(20001.

U.) 비타민B1(0.4mg) 비타민 C와 다량의

엽록소를 가지고 있다.


베타카로틴은 쑥잎에 풍부한데 바이러스

침입에 강하며 항암효과를 발휘한다. 쑥에

포함된 다량의 비타민C는 감기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크며 쌀에 적은 칼슘이 많아 영양 균형

을 이루고 세포 재생 부활력이 강한 엽록소가

풍부하다.


쑥 이용법으로는 쑥 개피떡, 쑥송편, 쑥절편,

쑥버무리, 쑥 단자, 애탕국과 튀김, 나물, 쑥밥

등이며 삶은 것은 냉동해 두고 연중 먹을 수

있는 이로움이 있다.


-유태종 박사의 음식궁합 중에서-


해동한 떡은 기름 없이 구워 먹는 게 현답

쑥떡 들러리를 섰던 꽃들은 다시 식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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