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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Mar 30. 2018

민화의 첫인상-홀림

부엉이 에코백과 호작도


 같은 길만 가는 건 싫고, 익숙한 건 구매하지 않는 습성이 내게 있다. 그래서인지 한동네에 수십 년을 살아도 모르는 변화를 혼자서 서성대다 알아낼 때가 있어 터줏대감이라 부를만한 사람들에게 그것들을 소개도 한다.


 정원 가꾸기 만큼이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한동안 수채화에 몰입하였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언젠가는 나만의 색깔과 표현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 그전에 "미술의 여러 장르를 주유해보자"라고 마음먹었다.



 올해는 수묵산수화에 좀 더 깊이를 더 하고, 더불어 민화도 그려보기로 했다. 민화에는 빠지지 않는 소재가 모란인데, 보고만 있어도 사별한 엄마가 몹시 그리워지는 꽃이다.


 오랫동안 여러 분야의 미술 전시회를 가봤지만, 정작 민화 전시회를 가 본 적은 없었다. 마침 한번 다녀가라는  정선생님의 제안에 남편과 함께 이른 아침길을 나섰다.


 용한 곳의 작고 정갈한 갤러리엔 다양한 소재들의 민화가 엄청난 힘과 주술을 부리는 듯했다. 이중섭의 '소'를 보며 느꼈던 역동성을 여러 그림들에서 느낄 수 있었고, 고아하기 그지없는 한국의 색들은 현란하되 절제미가 있게 표현되어 황홀했다.



 에코백 색칠은 남편과 함께 했는데, 지혜의 상징인 부엉이는 남편이, 초보 수준의 단순한 모란은 내가 색칠하기로 했다. 물감 대신 fabric marker(천에 색칠할 수 있는 유성 사인펜)를 쓰니 쉬웠고 짧은 시간에 끝이 났다.



 내친김에 3주 전에 시작한 '호작도(까치와 랑이)'를 마무리를 지었다. 그림이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각각의 대상이 의미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이 민화에 대하여 좀 더 알아가고 싶은 열망을 갖게 한다. 채색하는 동안 느끼게 되는 자유로움은 다른 그림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다.

'호작도'는 내가 민화를 시작할 때부터 좋아했던 G.E에게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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