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한국 음식만을 만들었던 이유-

'그리움'

by 이경희


24세에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갔던 UM. 지금은 67세가 되었다. 그가 얼마 전 한국에서 2주 이상을 머물렀다. 65세 이후에는 이중국적이 가능한데 조건은-2주 동안은 한국 내에서만 지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오랫동안 기다려온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아이 셋이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본인의 사업체도 그곳에 있지만 언제나 한국을 못 잊어하던 모습을 보았다.


DJ는 부모를 따라 일본에서 자라다 미국과 러시아에서 공부했다. DJ는 외국에 있는 동안 한국 음식만 만들었다고 한다. 오로지 한국 음식만을 왜? 식성 때문에? 그게 아니라고 했다. 그녀에게 한국 음식은 '지독한 그리움'이었다고! 하루는 옥색 바탕에 청색 도자기가 그려진 엄마의 스카프를 갖고 싶어, 자신이 모은 용돈으로 화려한 스카프를 사 드리고 대신 옥빛 스카프를 받아 들고 좋아라 했고, 지금껏 아끼며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DJ 엄마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다-



어느 한 시절엔 '미제'가 최고였고 Made in USA알아주던 때가 있었다. L.A에 사는 JE을 만났을 그녀는 나에게 여러 가지 선물을 아낌없이 주었다. 그랬던 그녀가 남에게 절대로 주지 않는 애지중지 하는 물건들을 모아놓은 서랍을 보여주었다. 모두 한제(Made in Korea)였다. 보고만 있어도 좋다며 소중하게 간직하던 한제(그녀는 한국 제품을 그렇게 불렀다) 물건들. 특별히 아끼던 모습이 지금도 내 마음에 남아있다.


K는 KAL 비행기를 주로 타고 다녔는데 꼭 기내 잡지 'Morning Calm'을 챙겼다. 잡지 커버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자르고 또 자르다 보면 마음에 쏙 드는 꽃신 한 켤레가 남기도 했고, 어떤 커버지에서는 오방색 보자기와 가락지 한쌍이 남기도 했다. 손에 남은 작은 사진을 그림으로 그려두고 보면 그리움이 풀렸다고....

-나의 이야기다-


어떤 사람들에겐 세상의 유명한 곳도, 손에 쥔 어떤 풍요도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다. 음식도, 향기도, 풍광도, 노래도, 색감도, 책도 한국게 좋고 한국적인 모든 것이 '그리움'이다. 사람은 제 옆에 항상 있는 것, 손만 내밀면 잡을 있는 것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속성이 있다. 불붙는 이국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찬탄을 쏟아부으며 밖으로 마음이 내달린다. 그리고 환호하는 이들이 줄지어 뒤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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