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곡가의 가장 유명한 클래식 음악
오늘 방구석 음감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입니다
클래식 장르 중에 교향곡에 해당됩니다. 영어로는 “Symphony”라고 하며 오케스트라를 위한 대규모 관현악곡입니다. 음악회에서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멋지게 지휘하는 영상을 떠올려 보시면 어떤 곡인지 아실 수 있습니다.
학교 음악시간에 배웠던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을 모르는 분은 안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 위대한 베토벤이 구상하고 작곡하는데 30년이 걸린 교향곡 9번 “합창”은 가장 유명한 클래식 음악 중 하나로 최초로 교향곡에 성악이 등장한 곡이기도 합니다.
이 곡 4악장에는 ‘실러’라는 시인의 시 ‘환희의 송가’를 사용한 합창곡이 포함되어 있는데 누구나 들으면 바로 ‘아~’ 하고 아는 부분으로 BGM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제게는 군대 시절 초코파이를 먹기 위해 교회 다니며 배웠던 찬송가 “기뻐하며 경배하세”로도 기억되기도 합니다. 이제는 사라진 풍경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시기쯤에 송년음악회에서 단골로 연주되고 그것이 TV에까지 나왔을 정도로 일상에 가까운 클래식 음악입니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수많은 명 지휘자들의 음반이 있지만 제가 추천하는 음반은 클래식 슈퍼스타인 지휘자 ‘카라얀’의 음반입니다.
지금은 상상하고 힘들지만 동네마다 음반판매점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음반판매점에서 LP, TAPE 또는 CD를 구입해서 들어야 했죠. 많은 음반판매점에는 이렇게 눈감고 생각하고 계시거나
아니면 이렇게 흑백사진으로 눈감고 멋지게 지휘하는 모습의 액자가 걸려있었습니다.
이 사진들의 주인공이 바로 클래식임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글로벌 음악계의 슈퍼스타였던 지휘자 카라얀 님입니다. 마이클 잭슨과 동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베를린 필하모닉의 종신지휘자였고 수많은 명연주를 음반으로 남긴 분입니다. 클래식 마니아 분들 사이에서는 너무 유명하고 정형회된 연주한다고 하여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작곡가보다 지휘자를 소개하는 이유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과 명지휘자 ‘카라얀’님과의 에피소드가 있어서입니다. 지금은 사라져 가고 있지만 CD는 필립스와 소니가 함께 공동 개발한 포맷으로 1980~2000년대 초반까지 음악 감상에 있어 가장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포맷입니다.
처음 개발할 때 60분으로 하려고 했는데 ‘카라얀’님이 베토벤 교향곡 합창이 한 장에 들어간다고 해서 애매한 시간인 74분으로 확정되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참고로 LP의 최대 수용 시간은 40여분이라서 베토벤 합창 교향곡은 2장의 LP로 제작되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판매용 CD는 카라얀이 지휘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1864~1949)의 ‘알프스 교향곡(Eine Alpensinfonie op.64)’인 것을 보면 틀린 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출처: CD 등장 40년…그 시작과 끝을 지배한 카라얀 [김동욱의 하이컬처]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202105107509i
나무 위키에 의하면 이 곡을 가장 빠르게 연주한 녹음은 존 엘리엇 가디너경의 59분대 녹음과 데이비드 진먼의 58분대 녹음이고, 막시미아노 코브라라는 지휘자는 약 1시간 50분대의 연주 시간을 기록했다. 장난처럼 녹음한 코브라의 녹음을 제외하면, 에리히 라인스도르프의 1969년 음반(65분대), 오토 클렘페러의 1970년 실황(83분대), 카를 뵘의 1980년 음반(81분대), 세르주 첼리비다케(78분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 기억에 가장 인상적인 음반은 베를린 장벽 붕괴 기념으로 열렸던 1989년 12월 25일 역사적 실황이 특별반입니다. 미국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런던 심포니, 파리 오케스트라, 키로프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뉴욕 필하모니 단원들을 모아 그 화합과 자유의 상징을 널리 알린 기념비적 공연으로 그 의미를 더하고자 "환희의 송가"를 "자유의 송가"로 부른 것으로 유명합니다.
9번 교향곡의 저주라고는 것이 있기도 합니다. 베토벤 이후 작곡가들은 9개를 넘는 교향곡을 작곡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로 아직까지 믿는 분들이 계실 정도로 유명한 징크스입니다. 실제 10곡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한 분이 계시지만 음악사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분들로 한정하면 10곡을 넘긴 분이 많지 않습니다. 베토벤 이후 교향곡 분야의 대작곡가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작곡가는 대체로 브람스/차이코프스키/브루크너/말러/쇼스타코비치이며 여기에 사람에 따라 슈베르트/베를리오즈/멘델스존/드보르작/시벨리우스/프로코피예프 등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이들 중에서 현재까지 9번 교향곡의 저주를 깬 사람은 15번 교향곡까지 작곡한 쇼스타코비치가 유일합니다.
이 곡과 관련한 여러 에피소들이 많지만 마지막으로 작곡하는 과정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초연이 담긴 영화 ‘카핑 베토벤’을 소개드립니다. 영화에 나오는 설정들은 허구이지만 초연 당시의 감동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하였습니다.
▶ 카핑 베토벤 교향곡 9번 초연 장면
▶ 오늘 소개한 카라얀 님의 베토벤 9번 연주(음반과 다른 연주입니다)
많은 분들이 베토벤 교향곡 9번 전곡을 들어보시지는 못했을 겁니다. 곡 전체 길이가 한 시간 이상으로 긴 편이라 그렇습니다. 이 부분이 클래식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2021년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간이 되실 때 BGM으로 틀어놓으시더라도 꼭 한번 전곡을 감상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