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노래 ㅡ Castle on the Hill
애증이 교차하는 장르, 오디션에 대하여
생각해보면 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욕하면서 꾸준히 보아왔다. 케이팝스타, 슈퍼스타케이를 지나 댄싱 9, 최근의 팬텀싱어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계는 출연자들이 방영 기간에만 소비될 뿐 정작 종영 후에는 모두가 외면하게 될 뿐이고 수많은 출연자와 출연 희망자에게 절망을 안겨주는 셈이니 얼마나 잔인하냐고 나는 투덜댔다. 무엇보다 연예계 기획사 사장 또는 선배랍시고 순진한 아마추어들을 혹독히 비판하고 몰아붙이는 모습은 '선배의 쓴소리'가 아닌 알량한 기득권자로서의 오만함으로 내 눈에 비칠 뿐이었다.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댄싱9이나 팬텀싱어는 어마어마한 실력자들을 방송의 좁은 틀에 맞추느라 대중적인 레퍼토리만을 보여준 아쉬움은 살짝 있었지만 매우 만족스러운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아니, 나는 열광했다. 한 명의 승자가 아닌 팀 단위로 경쟁하는 시스템도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종영 후 출연자들이 티켓파워를 손에 쥐고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히 갈 길을 가고 있음에 박수를 보낸다. BTS의 안무가 현대무용스럽다 했는데 역시나 댄싱9 출신의 모던 발레리나 이루다 언니가 안무가란다. 브라보~!
최악은 역시 프로듀스1xx 시리즈다. 화제만발이었던 미스트롯은 안 보았으니 얘기하지 않겠다. 연습생 또는 신인을 대상으로 국민 프로듀서라고 출연자를 '을'로 셋업하고 시청자들에게 마음껏 '갑질'하게 만든다. 물론 그 갑질은 투표로 제한되어 있지만 절박한 어린 출연자들은 비굴한 애교, 경쟁에서 탈락할지 모르는 불안감, 사디스트 아닐까 의심되는 트레이너의 끊임없는 평가로 낮아지는 자존감, 옆의 다른 출연자와 자신을 비교하며 느끼는 열등감 등등 온갖 부정적 감정에 시달리고, 매회 우는 소년소녀들을 클로즈업해서 비춰준다. 최근 시즌에서는 출연 중인 십 대 아이들의 투표 전 코멘트가 '국민 프로듀서님, 저 한 번만 살려주세요'였다.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TV를 껐다.
서두가 길었다. 끊임 없이 불평하고 욕하면서 때로는 감탄하고 부러워하며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아온 이유는, 출연자들의 유일한 의무가 '성장'이기 때문이었다. 지나친 경쟁과 심사위원의 갑질을 무색하게 만들며, 눈물을 씻고, 어른인 나도 감탄할 만큼의 인격적 성숙함과 음악적 역량 모두 훌륭히 성장해내는 출연자들이 꼭 있다. 그 성장의 찬란한 순간을 넋 놓고 바라보는 이유는, 우리는 이제 그런 성장에서 멀어졌고 삶에서 소모되는 순간이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JTBC에서 얼마 전에 종료한 슈퍼밴드를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젊은 나이에 자신의 악기에서 이미 일가를 이룬 친구도 있고, 자신의 재능을 깨닫지 못하고 아직 껍데기 속에 갇혀있는 보컬도 있다. 경쟁에서 진 것보다 자신이 뽑은 팀원이 탈락한 것을 슬퍼하는 프런트맨이 있고, 심사위원에게 자신의 연주 테크닉을 수줍게 설명하는 열아홉 살 소년 기타리스트가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당당하다. 이게 내 음악이라고,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고, 클래식에 갇혀있고 싶지 않다고, 이 친구와 함께라면 이런 사운드를 만들 수 있겠다고, 본질인 음악에 집중한다.
심사워원들도 ㅡ세상에, 린킨파크의 조한!!!ㅡ 비판보다는 가이드와 조력자로서 얘기한다. 그러다 그들도 감상자가 되어버린 듯하다.
회차마다 레전드 무대가 차고 넘친다. 그중, 순식간에 스무 살의 감성을 일깨우며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하는 곡이 있었다. 수더분한 시골청년같은 영국 가수 Ed Sheeran의 Castle on the Hill. Sting의 후예다운 감각적인 멜로디와 기타 선율, 통찰력과 인간미 넘치는 가사 등 29살인데도 재능이 넘친다. 노래마다 연속 히트하면서 벌써 2500억원 자산을 벌어들인 영국 최고 부자연예인이지만, 노래할 때는 그저 옆집 청년 같다. 노래 중간에 내 맘과 꼭 닮은 가사가 있다. Oh, how we've grown.. ^^
When I was six years old I broke my leg
I was running from my brother and his friends
tasted the sweet perfume
of the mountain grass I rolled down
I was younger then, take me back to when I
Found my heart
and broke it here, made friends a
nd lost them through the years
And I’ve not seen the roaring fields
in so long, I know, I’ve grown
but I can’t wait to go home
I’m on my way, driving at 90 down these old country lanes
Singing to Tiny Dancer, And I miss the way you make me feel, and it’s real
When we watched the sunset over the castle on the hill
Fifteen years old and smoking hand
rolled cigarettes
Running from the law
through the backfields
and getting drunk with my friends
Had my first kiss on a Friday night,
I don’t reckon I did it right
I was younger then, take me
back to when we found
Weekend jobs when we got paid
and buy cheap spirits and drink them straight
Me and my friends have not thrown up
in so long, oh how we’ve grown
I can’t wait to go home
I’m on my way, driving at 90 down
these old country lanes
Singing to Tiny Dancer,
And I miss the way
you make me feel, it’s real
When we watched the sunset
over the castle on the hill
Over the castle on the hill
Over the castle on the hill
Over the castle on the hill
One friend left to sell clothes
One works down by the coast
One had two kids but lives alone
One’s brother overdosed
Ones already on his second wife
Ones just barely getting by
But these people raised me
And I can’t wait to go home
And I’m on my way, and I still remember
these old country lanes
When we did not know the answers,
And I miss the way
you make me feel, it’s real
When we watched the sunset over
the castle on the hill
Over the castle on the hill
Over the castle on the h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