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엄마와 나

21화. 아티맘 이야기 ②

예술하는 엄마들, 아티맘

by 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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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아티맘 이야기 ②


예술 하는 엄마들, 아티맘


“예술 경력 단절 이유로는 남성(77.8%)과 여성(63.15%) 모두 ‘예술활동 수입 부족’이 가장 높았으나, 다음으로는 남성은 기타(13.3%), 여성은 출산·육아(14.0%)를 경력단절의 큰 요인으로 꼽았다(문화체육관광부, 2021: 106, 108, 109). 이렇듯 많은 예술인들은 수입 부족으로 경력 단절을 경험하는데, 예술 분야의 불안정한 고용형태와 낮은 임금이라는 특성상, 특히 단기 계약직과 같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많은 여성 예술인들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놓여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게다가 출산과 육아로 인해 예술활동과 가사·돌봄을 균형 있게 하며, 자신의 경력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여성 예술인들의 경우, 일시적 경력 중단이 곧 은퇴로 이어지기도 한다.”

- 지역 성평등 정책 사례를 통한 문화예술분야 성평등 지원 정책의 새로운 방향 모색 (공혜영, 조소연, 2024, 68p)


책 <자아 예술가 엄마>를 읽고 난 후, 여성 예술인들의 경력 단절에 대한 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육아하는 예술인 엄마들을 만나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아티맘> 프로젝트다. ‘아티맘’은 ‘artist mom’을 줄인 말로, 예술 하는 엄마를 뜻한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드리밍 대구’라는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아티맘 리부팅 캠프>라는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통했다. 주요 활동은 임신·육아·출산으로 인해 예술 활동을 중단했거나 혹은 지속해 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예술가들과 소통하며, 활동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을 핵심으로 했다. 지원사업 기간 동안 진행했던 프로그램으로는 힐링을 위한 그림책 테라피와 책 <자아 예술가 엄마>의 기획자와 함께하는 엄마 됨에 대한 토론, 사진 에세이 제작, 메타버스 전시 지원, 아티스트의 활동 소개, 다큐멘터리 제작 활동 등이 있다.


아티맘리부팅캠프_메인섬.png <아티맘 리부팅 캠프> 게더타운 공간


처음에는 강의 수강생 모집이 생각보다 빨리 마감되는 것을 보면서 내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아니 자만했다. 강의 외에 사진 에세이나 다큐멘터리 같은 협업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도는 거의 늘지 않았고, 또 활동을 소개하는 카드뉴스를 무료로 만들어준다고 홍보했는데도 문의는 하나밖에 없었다. 하고 싶은 활동이 많았고, 콘텐츠를 만들어서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지만,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지금 다시 채널을 보면 SNS 마케팅에 대한 부족함도 많이 보인다. 그리고 당시에는 ‘이런 걸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서 뭔가를 하는 데에 좀 더 집중을 했던 것 같다. 또 전략적 고민이나 타깃 대상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기획자인 내가 타깃 대상에 포함되기도 하니 이미 많이 알고 있다는 착각을 했던 것도 같다. 모든 활동을 아이를 재우고 육퇴를 한 후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늦은 밤에 운영을 했던 것도, 진행한 프로젝트들도 나의 편의나 필요에 의한 결정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5개월간 약 서른 명 정도의 국내외 엄마 예술가들과 소통하는 데 성공했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낀 것은 역시나 엄마 예술인들 간의 연대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수많은 여성 예술인들 간의 연대나 여성단체들이 있지만, 저마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느라 바쁘다. 그 안에서 엄마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엄마들을 위한 두드러진 활동은 보이지 않는다. 사회에서 여성이 가진 영향력이 미비함을 안타까워하면서, 왜 사회에서 사라진 여성들을 위해 싸우지는 않을까? 자신의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엄마가 되기를 포기하거나 혐오할 뿐, 엄마가 된 사람들의 영향력을 찾아주기 위한 시도는 왜 하지 않는 걸까?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여성들의 이야기로부터 나온 힘이야말로 자신의 예술 활동을 지속하게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그는 말했다.”

- 책 <자아 예술가 엄마> 중에서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강하면서도 동시에 약한 존재다. 아이를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지만, 자신을 위한 것들에는 한없이 포기만 한다. 엄마들이 포기하는 것을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길 바란다. 엄마들이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면 여성들의 이야기는 점점 더 힘이 세질 것이다.



글. 김현미

교정. 교열. 윤문. 김지현 rlawlgus272@naver.com


본 콘텐츠는 (재)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2024년 대구 특화 출판산업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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