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셀카
삐뚤삐뚤 앞머리
클수록 쳐져가는 날 닮은 눈썹
“머리 이쁘게 자르면 컴퓨터 30분 줄게”
“게임 30분!”
“게임은 안돼. 컴퓨터로 만화는 볼 수 있어.”
“알았어.”
“아이가 예민한데 괜찮을까요?”
“데리고 와보세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시후 머리 자르러 가서, 이야기할까?”
“무슨 이야기?”
“아이가 조금 다르다고.”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네, 원하시는 스타일이 있나요?”
“아니 그게 아니라, 아이가 특별해서요. 머리 자르는 거 힘들어합니다.”
“이미 알고 있었어요. 3년을 봤는데요. 힘드셨을 텐데 이렇게 말씀해 주신 아버님 용기가 멋지십니다.”
“컴퓨터 주세요!”
“알고 있었대. 그리고 시후 속도에 맞게 천천히 진행해 주더라고.”
“참 고맙네.”
“시후도 이제 제법 커서 잘 깎더라고. 다음엔 현금으로 드려야겠어. 세금이라도 덜 내게.”
사진출처 : 픽사베이 &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