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동화인가 에세이인가
남을 의식하면서 시작한 동화 쓰기.
정확히는 아이들에게 “엄마는 동화작가예요.”라는 으쓱거림을 안겨주고 싶어서 시작했다.
습작이라도 하려고 고군분투한다. 쓰지 않으면 동화책도 낼 수 없고 동화 작가 명함도 못 판다.
시놉시스를 쓰고 남편에게 읽어보라고 했다.
“어, 우리 애들 이야기네.”
주인공 아이가 우리 아이 별명이라 곰탱이 남편도 눈치를 챘다.
등장인물의 성격이 우리 가족의 성격이다. 주인공 아이는 아이들의 성격을 합쳤고, 부모는 나와 남편의 성격을 그대로 적었다.
인물 창조를 위해 mbti나 애니어그램을 찾아보는 수고도 하지 않고 손쉽게 써 내려갔다. 남편과 내가 늘 싸우는 걸 보면 우리는 같은 성격 유형은 아닐 것이다.
우리에 대한 이야기라 이게 동화인지 에세이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다. 심심하고 재미없는 시놉시스였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고 말해주는 남편. 눈치가 아직까지는 살아있다.
계속 고치면서 트리트먼트도 쓰고, 글도 계속 써 내려갈 것이다. 대화를 적기 시작하면 자아 반성하며 눈물바람으로 울고불고.. 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참 많이 부끄럽긴 할 것이다.
동화가 해피엔딩이 되려면 문제가 있던 이들은 다들 반성하여 달라져야 한다. 엄마 아빠가 문제가 있으니 아이들도 상처 받고 문제 행동을 하는 것이다. 금쪽이 프로그램만 봐도 오은영 박사님이 그러지 않는가. “엄마 아빠가 달라져야 합니다.”
습작이 언젠가 제대로 된 한 편의 원고가 되는 그날까지.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