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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해슬 May 22. 2024

꿈을 이룬 순간

<그녀들의 글쓰기 맛수다> 책이 출간되고, 5월 18일 지난 주말에는 생애 처음으로 작가 입장에서 북토크를 진행했다. 세상에나! 꿈꿔왔던 책 출간을 한 것도 놀라운데, 북토크를 하는 날까지 올 줄이야.. ^^


오래 전, 남편과 영화를 보고나면 장면들에 대해 이런저런 해석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네가 얘기한 영화 리뷰들을 블로그에다가 써서 올리면 어때?" 라며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그때 내 대답이 생생히 기억난다. "에이, 내가 어떻게 영화 리뷰를 써. 난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닌데." 이 때가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니 벌써 10년 전이다. 나중에 이 때의 일을 돌이켜 생각해보면서 후회되는 점이 있다면, 그 당시에 sns에 공개적인 글쓰기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내 생각을 그저 머릿속에만 조용히 남겨두고, 주변인들과 대화로 풀어내고 끝. 그 어떤 기록을 남기지 않았던 삶을 살아왔던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때부터 기록을 남겨뒀으면 유명한 블로거가 아니더라도 글빨(!)이 더 빨리 늘어있었을 텐데 말이다.


나의 글쓰기 시작은 본격적으로 독서 모임에 들어가며 책 읽기를 시작하고 난 뒤였다. 책읽기도 불과 4년 정도밖에 안 되었으니, 제대로 글쓰기를 해보겠다고 결심하고 시작한 시간은 더 짧다. 글을 쓰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고 책 출간을 하는 꿈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글쓰기의 과정이나 결과보다는 마음가짐에 대한 것이다.


종종 10년 전에 부지런히 블로그에 글을 작성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을 한다. 그랬다면 어떤 식으로든 지금보다 더 빨리 의미있는 뭔가를 이뤄냈으리라. 책 출간의 꿈이 최근에 이뤄진 게 아니라, 어쩌면 더 앞당겨졌을지도 모른다. 굳이 책이나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또 다른 꿈이 지금보다 일찍 피어나 꽃길이 펼쳐졌을지도 모른다.


"나는 글 잘 못 써."

이 말을 10년 전에도 했었고, 글쓰기를 시작한 뒤로도 많이 했었다. 이 말에는 나를 믿지 못하는 내 마음이 담겨 있다. 감히 내가? 내가 글을 쓴다고? 전문가도 아니고 세상에 수두룩한 게 글 잘 쓰는 사람들인데?

나 자신을 믿지 못하는 마음이 나의 자존감을 떨어뜨렸다. 이건 비단 글쓰기 재능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생활 전반에서 스스로 나의 무능력을 주입했다. 짧은 사회생활 경험, 그 속에서 나왔던 자기 비하. 내가 했던 일은 누구에게나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도대체 뭘 잘 할 수 있는지, 나 자신을 믿지 못했다.

내가 살아온 삶 속에서 겪었던 경험들이 그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밑거름이었다는 것을 믿지 못했다. 남들보다 경력이 짧아서, 남들보다 잘난 게 없어서, 남들보다는..  


책을 꾸준히 읽고, 글쓰기 모임을 하고, 내 글을 공개적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나 스스로를 다독여줬다. 남들의 평가에 신경쓰지 않고,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글을 쓰면서 나는 나를 믿어주게 되었다. 아무것도 아닌 초라한 내가 아니라고, 나는 잉여인간이 아니라고.


나를 믿는다는 것. 내가 어떤 꿈을 갖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선 그걸 이뤄낸다는 것.

글쓰기는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었다. 나 자신을 온전히 믿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오늘도 쓰는 사람들>

진짜 나를 마주하고 더 단단해질 미래를 그리며 오늘도 쓰는 5명의 작가가 만났습니다.

쓰기를 시작하는, 쓰기를 지속하려는 사람들에게 오늘도 글을 쓸 수 있는 용기와 내일을 그려보는 희망을 건네는 글을 씁니다. 글쓰기 시대이지만 글쓰기를 지속하는 사람보다 포기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들을 위해 글쓰기의 시작과 시행착오, 글을 쓰며 나아가는 삶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엮고 있습니다.

글쓰기 에세이 신간 [그녀들의 글쓰기 맛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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