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가 인생의 힌트를 가져다 준
기묘한 이야기

연습하다가 벌어진 이야기

by 가야금 하는 희원

어느 어두컴컴한 오전, 날씨 탓이라 그런지 온몸이 솜이불처럼 무겁다.

따뜻하고 푹신한 극세사 이불에 푹 몸을 담그고 싶지만,

일어나야 함을 알기에 힘겹게 발을 딛고 일어난다.


난 평소처럼 악기를 펴고 앉아 연습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날따라 공기가 탁하고 시야가 막에 씐 듯 어둡다.

돛단배를 탄 것처럼 공기의 흐름이 휘청거린다.


아, 느낌이 좋지 않다.

영 기분도 꿀꿀하고 자그마한 스마트폰이 자신의 매끄러운 윤곽을 뽐내며

나를 유혹한다.


기분 전환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부엌에 있는 작은 쿠키를 집어 입안으로 쏙 털어놓는다.

효율적인 연습, 생산성을 향한 갈망이 소박한 쿠키 하나로 잠시 해결되는 순간

내 머릿속에서 문뜩 생각 하나가 번뜩인다.

그렇게 김희원의 MBTI 'N'적 사고 회로가 시작되었다.

이 말인즉슨 보통의 존재에서 시작된 생각이 여러 생각을 꼬리로 물고 온다는 뜻이다.


'쿠키,,

우리가 보통 아는 쿠키는 대체적으로 둥그렇다.

이 모양으로 만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우선 쿠키는 쿠키 틀에 의해서 일괄적인 모양으로 동일하게 만들어진다


사람이 먹기 위해 만들어진 쿠키,

단순히 달콤함만 섭취할 것이 아니라 삶의 진리도 찾을 수 있겠다 싶어서

곰곰이 나의 생각이 향하는 대로 걸어가 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쿠키가 완성되는 과정은 묘하게 사람과 닮아있다.

완성본을 위한 정돈된 틀, 그에 맞는 적절한 양의 반죽,

부어냄과 덜어냄의 반복

이는 인간의 삶도 그렇다.


연주의 경우도

1) 공연을 위한 전체적인 틀을 그리고

2) 그에 맞는 적절한 순서들이 배열되고,

3) 에너지들이 적절히 부어지고 덜어지면서 좋은 공연을 완성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 달리 어떤 사람들은 머릿속으로 큰 틀을 짜지 않고, 먼저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자신이 만들 쿠키 모양은 고려하지 않은 채 반죽을 부어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일단 행동부터 즉시 실행하라고 말하지만,

전체적인 것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해버린다면 다시 처음부터 해야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전체를 보는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이 해야하는 것을 미리 그려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쿠키 먹다가 별 일이네' 할 수 있지만

어떻게든 삶의 진리를 깨우치는 게 취미 생활이 되어 버린 '나'로서는 어쩔 수 없다.

그 사색이 때론 내가 찾고자 하는 힌트가 되기도 하니까


동시에 내 오전 연습이 순조롭지 못했던 이유도 알게 된다.


아뿔싸, 쏟아야 하는 노력의 우선순위가 없었던 것이 문제이었다.

'쿠키'로 따지면, 넣어야 하는 반죽을 너무 한 번에 다 넣어버린 셈이다.


마침 쿠키도 다 먹었고

적절히 배도 부르고 큰 깨우침을 얻은 나는

반죽을 작게 떼어내어 순서대로 넣는 연습을 하기 시작한다.


가야금 연습에 우선순위가 생기자 군더더기가 없고

딱 필요한 힘이 깔끔하게 사용되는 신기한 현상이 벌어졌다.

연주자는 동일한데 이렇게 생각의 전환으로 행동이 달라지다니!

참으로 신기했다


작은 음들의 흐름이 마치 말 잘 듣는 꼬꼬마 친구들의 합창 같았다.

기분이 좋아지고 울적했던 마음도 평온을 찾은 지 오래다

이렇게 음식이 내 삶의 힌트가 되었던 경험은 처음이지만,

이 처음을 경험할 수 있는 것도 큰 행운이다.


여러분도 때론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을 배워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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