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사랑이 낭만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낭만 끝엔 '실망'이라는 눈물 자국이 있었고
그 자국이 사라져 웃음 도장을 찍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사실
이 마저도 소설책 보듯 머나먼 이웃 이야기처럼 느낀 적이 있었다.
사랑 참 가까우면서도 멀다.
허탈한 감정인지 모든 것을 통달하여 체념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랬던 나에게
오늘 '사랑'이란 단어가 잠시 기웃거렸다.
그건 바로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챙겨주는 엄마를 보면서
수업 나가는 딸의 목 건강을 위해 따뜻한 물을 챙겨주는 엄마를 보면서 말이다.
딱 보는 순간,
얼핏 조금 전에 말한 '사랑'이란 단어가 무방비 상태에서 떠올랐다.
'아, 사랑은 장미꽃 100송이가 아니라 따뜻한 물 한잔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구나'
그리고
한편으론 생각해 본다.
'아, 나에게 사랑을 볼 여유가 생겼구나'라고 말이다.
사랑은 신기한 게 무관심할 땐 한없이 둔해지다가
한번 싹트면 신기할 정도로 예리해진다.
그리고 놀랍게도
눈 크게 뜨고 보면
우리 곁에 항상 존재하는 공기처럼 늘 존재한다.
다만 이를 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일 뿐
플러스. 용기가 없어서일 수도.
그러니
꼭 완벽한 외모의 백마 탄 왕자님과의 사랑이 아니어도
혹여 허접해 보이고 서툴러도 마음껏 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