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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는 미래를 그려놓지 않는다

환율의 대전환

by khori Mar 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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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에 흥망성쇠가 있듯, 경제주체인 개인, 기업, 국가도 모두 흥망성쇠에서 자유롭지 않다. 역사적으로 제국의 기간이 230-300년 정도 된다는 사실, 그 과정에 기술과 문명의 발전에 따른 파급효과에 따라 세상은 변화하고, 그 변화는 인간의 기대에만 부흥하는 것이 아니다. 스페인이 약탈해 간 금이 인플레이션을 만들고, 강력한 제조산업 육성과 자동화로 세계의 넘버 2가 된 중국은 기계가 인력을 대체하는 가장 빠른 국가일지 모른다. 20대 시절 농담으로 여자의 마음, 환율, 주가는 알 수가 없다는 말은 언제나 현실에서 유효하다. 경제분석인지 중계방송인지 모를 곳의 자료들도 모두 과거의 그래프를 갖다 두고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낸다. 그렇다고 딱 부러지게 말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알 수가 없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나 스스로 주어진 여건의 변화와 할 수 있는 것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사실 이자율이 낮아도 건실하게 저축하는 것이 낫다. 투자한다고 설레발치다 얻어걸리는 일도 있지만, 마이너스나면 이자율만도 못하니까..


 오건영은 책을 쓴 생각이, 일정한 기간의 자신이 시장을 보는 관점으로 여기저기 남아있다. 그리고 일관성이 있다. 어떤 답을 원한다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세상과 시장을 보는 관점에서 과거의 이력, 경제의 기본원리, 사람들의 사고를 설명하는 관점은 누군가 스스로 알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연합뉴스에서 인포맥스를 진행하는 이진우 소장과 종종 찾아서 들어보게 되는 사람이다.


 큰 카테고리로 보면 달러, 일본, 금이란 주제고 미국, 일본의 상황과 절대화폐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언제나 신용이 떨어지고 경제가 불안할 때 등장하는 절대화폐 금 부분은 건너뛰었다. 금속적 희소성과 유용성은 차치하고, 인간의 심리를 극단적으로 대변하는 물질이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달라의 급등, 특히 조금씩 연말 정부도 관리하고 안정화되던 차에 내란이란 난리가 부쩍 끌어올린 원달러 환율이 큰 피해를 준 것도 사실이다. 수입도 하고 수출도 하는 입장에서 의도치 않은 환경에 따른 큰 기회비용과 국내 시장의 침체는 인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기금이 헤징을 하고 과거보다 외환보유고가 높다고는 하지만 실물경제(경제는 생산성의 문제)의 실적과 우려까지 국내여건은 복잡하다. 그리고 달러가 아주 예민하게 오르락내리락한다. 트럼프 선생이 오고 나서 다들 강달러를 예견한다. 정말 그럴까?


 어려서 기억나는 뉴스라면 "미국의 만성적 쌍둥이 적자" 이야기다. 80년대의 뉴스다. 4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재정적자, 올해도 3조 달러가 될 것이라는 말이 있다. 작년에도 1조 8천억 달러가 적자다. 우리나라 연간 예산이 600조로 잡아도 4배나 큰 금액의 적자인데 나라가 어찌 되었던 굴러간다. 사실 GDP대비 부채비율로 보면 미국이 120% 정도다. 150% 정도 되는 그리스와 거기서 거기다. 그런데 현실은 참 다르다. 


 트럼프 선생이 이런 와중에 감세를 하겠다고 하고, 막판 옐런 언니가 단기 채권을 꽤 발행하고 수입을 억제할 의도인지 재정적자를 막는 수단인지 아름다운 관세를 들고 나와 우선 옆 집 친구들부터 몽둥이로 후드려까듯 족치기 시작 중이다. FRB대차 대조표를 찾아보면 08년 금융위기 때 윤전기를 엄청 돌리고, 코로나 때 다시 한번 가열차게 윤전기를 돌려서 신용의 상징 달라인지 잉크 바른 종이인지 알 수가 없지만 이 종이가 요즘 강하다는 현실이다.


 저자의 말처럼 달러가 강하고, 다들 전쟁하고 살림 꼬라지가 난리니 상대적으로 나은 미국의 달러가 현재 금리에서도 상대적으로 나으니 강세적 성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1등 아닌가? 하지만 1등이라고 해서 미국의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다는 것인지 절대적으로 좋다는 것인지 사실 개인적인 의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선생이 들어오고 40년 전의 플라자 합의 재교육의 시점인지 아리까리한 분위가 아닐까?


 08년부터 윤전기 돌린 결과가 10배 수준에서 현재는 8~9배 수준이다. 그만큼 채권이 돌아다닌다고 보면 엄청 바쁘게 현금서비스가 돌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각 국의 외환보유고 중 달러비중은 계속 주는데 많이도 쟁여놨다. 시장이 커지고 해외에서 사용하는 달러비중도 늘었다고 해도 시장에 10배의 돈을 돌린다는 것은 무모하거나 용감한 일이다. 수요공급으로 봐도 달러의 힘이 떨어지니 금에 대한 욕구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이런 달러가 계속 강해질 수 있을까?


 경제는 생산성의 문제다. 40년은 몰라도 지금 made in usa제품을 얼마나 많이 보았나?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봐야 하지만. 결국 일반적 소비.. 거의 70%의 소비로 해외에 달러를 주고, 채권을 팔아서 다시 달러를 갖고 온다. 종이장사로 참 대단한 나라다. 그런데 실물 장사에서는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건 미국의 경쟁력이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재정적 자라는 말은 정부의 씀씀이가 소득보다 많다는 말이다. 화폐의 가치는 국가의 실물경제를 상징한다고 봐야 한다. 이런데 달러가 강하다는 것은 솔직히 강력한 군사력과 영향력이란 소리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쉽게 독점업체가 '내 것만 써라, 아니면 가만 안 둬. 그리고 내가 너한테는 최고 고객인데'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 


 저자는 달러의 밴드폭이 넓어졌고 중장기적으로 강세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일시적인 등락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일시적으로 강세지만 중장기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한국, 일본, 대만을 족쳐서 미국에 공장을 많이 지었다. TSMS공장도 제대로 못 돌리는데 그걸 잘 돌릴 인력은 있는지 모르겠다. 더 나아가 거기서 만든 제품의 수출은 가능할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달러가 수출할 만한 상대가치 수준이 된다면 또 모를 일이다. 


 어쩌면 관세로 위협하고 상대국의 발전을 견제하며 시간을 버는 것은 아닐까?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생길 때 미국이 환율조작국처럼 캐나다 멕시코 환율만 만지작 거려도 관세 헤징은 가능하다. 그렇다고 미국을 WTO에 제소를 할 것인가 아니면 어떤 제재가 가능한가? 물론 그러면 달러에 대한 신용이 떨어지고 온갖 달러와 채권이 미국으로 달려가면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능가하는 하이퍼스태크플리이션이 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과도한 상상을 하는 이유는 미국도 주머니에 돈은 없고, 만기 돌아오는 돈은 8-9배를 찍어놨을 뿐 아니라 벌이는 시원찮고, 옆집에서 살건 왜 이렇게 많은지 골치 아픈 상황인 것이다. 그러니 우리 집에 오면 돈을 내고, 옆집애가 잘하는 걸 뺏어다가 우리 집에 놓고 이제 내가 하겠다면 이걸 강매로 비싸게 팔 수도 없을 텐데.. 물론 셰일가스, 기술선도국가, 막강한 군사력등 미국은 세계 1등을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돈은 좌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곳으로 굴러가는 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자본시장인 주식은 사지만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는 것은 바이든부터 거의 깡패처럼 하는 게 왜 그러겠나? 


 상대적인 강세를 현재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생각과 달리 그게 저런 방식으로 오래가는 경제구조가 가능하다면 애덤스미스, 리카드도부터 최근의 노벨 경제학자들까지 모여 경제학을 새롭게 다시 써야 하지 않을까 한다. 경제가 아니면 모르겠지만. 하여튼 이렇게 빚내고 팡팡 쓰고 남의 집에 행패 부려서 살겠다는 그 욕심이 좀 대단하기도 하다. 과거 김우중이 '빚도 재산이다'라고 외치다 망했다. 금본위제를 달러와 이름 거창한 treasury bond로 돌리지만 사실 빚은 빚 아닌가? 빚을 싸게 갚아나가는 방법은 금리를 만지작 거리거나 환율로 가치를 탈색하는 방법이 아닌가? 빚이 많으면 정상적으로 벌어서 갚는다는 생각을 사람들은 잘 안 한다. 왜 파산과 탕감이 있나? 플라자 합의만 돌아봐도 그렇지 않을까?

 일본은 글쎄다. 인플레가 생기고 금리를 올리고 여기도 난리다. 아베노믹스로 여기도 돈을 엄청나게 찍어 돌렸다. 유로화와 함께 준 기축통화에 자국 금리가 이익이 없으니 해외투자를 많이 하는 나라다. 책을 보며 재난시대의 보험금 처리를 위해 엔캐리청산이 이루어졌다는 점은 시사점이 많다. 2010년 전후로 낮은 엔화를 빌렸다가 갑자기 1500원까지 오른 엔화로 선산 팔고 집 팔고 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본도 인플레이션을 대응하기 어렵다. 이 나라도 재정적자가 어마어마한 나라가 아닌가? 플라자 합의처럼은 아니지만 트럼프 선생이 무섭긴 할 듯하다. 사실 여긴 난카이 대지진이나 화산이 터지면 경제원리 이런 거 따질 나라가 아니다. 어쨌든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고 재난이 나면 엔캐리청산으로 급등한다니 엔화 강세는 단기 몇 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해봤다.


 그보다 이런 난세에 한국이 통일이 된다면 30년 8% 성장은 너끈하게 될 텐데라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세상 조용한 곳이 없다. 1-2월 미국, 일본, 중국 출장을 다녀온 느낌으로는 괜찮다는 미국은 숫자와 현실이 동떨어져 보이고, 일본은 평범해보고(환율 하락으로 저렴해지긴 했지만 과거 5-6년 전보다는 사실 좋아졌다는 느낌), 중국은 큰 변화가 없지 조용하다는 느낌이다. 그보다 누굴 지적질할 일이 아니다. 세상 또라이들이 흔들어 놓은 우리나라 꼬락서니가 걱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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