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안 하기로 결심한지 오래됐지
트 선생 시즌 2인지 '퉤'인지가 시작하고 세상은 매일 시끄럽기 그지없다. 그 정체가 모호한 말이, 정책도 아닌 듯, 정책인 듯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영화 무뢰한(The shameless)처럼 부끄러움이 없는 시대가 아닐까? 옛말에 천 배정도의 부가 많은 사람에게 노비를 자청한다는 말이 있다. 자본은 권력을 향해가고, 권력은 자본을 향해 움직인다는 말이다. 그런데 부끄러움이 없는 시대를 향해간다고 생각하니 이를 역으로 생각해 볼 시대라고 느낀다. 이 방향으로 움직일 때 사람들이 사고가 변하고, 행동이 변하고 그런 힘들이 모여서 나타나는 현상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거나 경향을 띄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는 시대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란 말은 이젠 아주 옛날 말이다. 아직 한국, 일본이 들어 있지만, 이젠 중국과 인도의 규모가 크게 성장했다. 30년이란 한 세대를 지나며 세상이 바뀌었다는 말이다. 지금 50대 이상은 이 기간 그들이 세상에 기여함으로 무엇이 좋아졌고, 무엇이 나빠졌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누굴 위해서? 다음 세대와 자식 세대를 위해서 그렇다. 부모세대의 결과가 자식세대가 살아갈 터전이 된다. 사회, 국가, 세상은 다른가? 숫자가 T와 B로 구분되는데 이젠 대한민국은 절대 작은 나라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제국은 150-250년 정도에 교체기가 발생하는 경향이 높다. 고조선, 삼국시대, 고려, 조선이란 순서를 봐도 대한민국은 왕조의 생명이 거의 2배 정도 나온다. 가끔 구한말 실사구시 정책의 주장이 나오던 시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인식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부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명나라 시대 조공무역의 시대가 새롭게 열리나 그런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하긴 임진왜란 이후 재조지은이라 명분이 나오듯, 비슷한 의미로 미국을 말하는 수구세력들이 나오는 것을 봐도 그렇다. 어쨌든 우리는 이 한반도에서 협상, 조율, 아이디어, 창의성이란 장점을 잘 살려온 것이라고 믿는다. 또 그럴 것이다. 비록 잡스처럼 천재적인 머리가 아니라 하더라도, 월등하게 뛰어난 잡부들의 그룹일지도 모르겠다.
정작 중요한 건 미국도 제국 300년에 가까워지고, 중국은 아편전쟁 이후 나락에 갔다가 회귀하는데 200년 정도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도 나락에 갔다 온 지 100년은 되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역사에서 오랑캐들이 나락에 간 걸 본 짧은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을 수도 있고, 양키라고 폄하하던 서구 오랑캐들이 처음 세계를 제패하던 시대를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칭기즈칸이 저 멀리까지 정벌을 할 때 그 들이 느끼던 느낌이 다양하게 체험된 시대를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계 문명사에서 철의 장악력이 큰 영향을 준다. 오늘 영상을 보면, 100년 전 미국이 영국의 조강능력을 5배 정도 확보하며 강대국이 되었는데, 지금은 중국이 미국의 10배가 넘는다. 세상의 변화기 시작되면 하나만 변하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가 다를 뿐 다방면의 변화가 생기기 나름이다. 이를 거부하는 가장 강력한 행동은 총질하는 전쟁이 아닐까? 하긴 그것도 돈이 있어야 하는 일이다. 요즘 미국이 어디에 군대 보내고, 직접 총질하는 걸 보기 힘들다.
'까이꺼 관세 25%가 집안 대들보 뽑는 것보단 낫겠네'라는 뉴스가 보인다. 결론이 난 것이 아니지만 협상의 카드로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서희처럼 강동 6주를 얻는 일도 아닌데 뭐가 그리 급한가? 투자, 고용, 이익을 모두 갖고 간 미국투자는 큰 부담이다. 4년 뒤에 현재의 세계지형이 유지될 것인가? 미국의 정책은 고수될 수 있는가? 그럴 힘을 갖고 있을까? 이런 점을 생각하면 지금은 시간을 흘러 보내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다. 당장 10월이 시작되면 미국 정부는 잘 돌아가고 있는가? 불법이민 내몰고 관세 때리고 투자 유치해서 기초환경을 구축하며, 그 일을 할 사람들이 있는가? 채권발행해서 필요한 현금 서비스인지 리볼빙 서비스인지는 잘 받을 수 있는가? 돌아볼 부분이 많다. 단기적으로 지금 나 홀로 발광 중인 애들이 계속 그럴만한지 안 한 지 좀 지켜볼 시간을 충분히 가질 필요가 있다. 어차피 문제는 저 짝에서 먼저 터지고, 그 여파가 이 짝으로 오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안 그런가?
신기한 일은 일본에 쌀을 풀고도 쌀값이 많이 올라서 우리나라에 왔다가 쌀을 사간다는 웃지 못할 뉴스를 봤었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돈을 엄청나게 찍었었다. 최근에 앞자리가 6자를 보이면 최대 8자를 찍을 때보다 많이 줄었다. 그런데 지난주 달러가 갑자기 올랐다. 상당히 희귀한 일이다. 돈이 없어서 남의 나라 불러서 잔고 확인하고 터는 중인 애들의 돈이 왜 강세를 보일까? 정부 셧다운에 대한 우려의 소식이 나오고, 4분기 왕창 채권 발행을 해야 하는 달러의 화폐가치가 왜 오를까? 이건 달러에 100년간 물려서 너무 큰돈이 들어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내가 산 것도 엄청난 달러 채권이고, 달러 표시 상품이고, 물건 팔고 달러로 받고.. 이게 휴지가 되면 대재난이긴 하니까.. 가끔 달러를 대체할 대체 수단을 고민하는데 안 쓰면 안 되나? ㅎㅎ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어차피 미국이 달러를 금태환 금지처럼 콜라도 바꿔도 맛이 가긴 마찬가지인걸. 안정적인 투자처가 없이 돈이 금융시장을 횡보하고 실물과 금융경제의 괴리감이 커지면 이게 버블이 아닐까? 다시 문제가 나타나면 하던 대로 윤전기를 풀가동 해서 해결하려고 하겠지만 그게 계속 먹힐지 알 수가 없다.
저 커다란 배가 기울어 보이는데 괜찮다고 하는 자들과 깡패처럼 동네방네 아무나 잡아서 돈 뺏고, 사람 데려다 부려먹을 생각을 하는 그런 배가 다시 잘 일어설까? 물들어올 때 노를 젓는 것도 지능순이다.
2달 정도 책을 멀리했는데 읽던 책부터 다시 손에 착 붙이고, 일도 새롭게 점검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