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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시대를 반영하고..

살인자리포트

by khori

시대의 사상을 반영하지 않는 것은 없다. 시대의 상황에 대책을 세우느라 바쁜 인간들은 정치, 사회, 문화, 예술, 경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바가 없다. 필요를 인식하는 순간, 어떠한 행동이 결부되고, 행동의 패턴과 증폭에 따라 시대의 작은 부분을 상징할 수밖에 없다.


'살인자리포트'라는 영화를 보며, 제목이 우울하게 왜 이럴까?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지만, 여정이란 배우를 본다는 생각으로 보기 선택했다. 킬복순의 전도연처럼 배우보고 영화를 선택하긴 오래간만에 처음이다. 사실 요즘 꽤 관심을 끄는 영화가 내겐 적은 편이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시리즈물에 가까이하고 싶지는 않다.


영화의 배경이 아주 럭셔리한 곳으로 특정되어 제작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인트로가 밋밋하게 지나고, 그 럭셔리한 곳의 배경영상을 보며 무슨 최면이나 영상을 통한 심리치료나 세뇌를 하는 것 같았는데, 전체적인 구성이 한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분노에 다가서는 기분이다. 그 분노는 내 일이 아니라면 조금 더 심연 속에 잠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황과 문제가 내게 한 발 한 발 다가올 때 우리는 짐작도 하지 않았던 분노와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을 어떻게 다루는 가에 따라 인생의 나침반이 휘리릭 나도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 뿐이다. 배경의 제약은 스토리와 스토리의 전개에 많은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이 정도면 괜찮은 정도 아닐까? 그렇게 지루한 느낌은 없다.


다만.. 이런 영화를 통해서 시대가 조금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다. Not in my yard라는 말이 이젠 오래전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은 누군가에게 낙인을 찍고, 공격적으로 누군가에게 다가서는 경향이 많다. 실제 폭력이 되었던, 물리적 폭력이 아니라면 생존에 위해를 주는 방식으로.. 갈수록 이성적인 합리성, 협력이 아니라 동물적 감각, 이기심, 공격성이 부각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동물의 왕국이 확장 중이다. 아무리 동물농장에 개돼지를 보며 희화화된 모습에 웃던 일이 현실에 너무 난무하는 게 아닌가 한다.


#살인자리포트 #영화 #조여정 #시대상황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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