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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Dec 11. 2016

연애를 잘해야 영업도 잘한다

옛 성현들 모두 사랑(愛)을 강조했나니....

 해외영업팀장이 실적, 조직관리, 인력관리, 분석의 일이 아니라 연애를 잘 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제정신이냐?'라고 반문하실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연애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 영업을 한다는 말은 보급 참모가 선봉에 서서 일기토(적장과 말 타고 일대일)를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논리가 맞다면 영업에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상태 아닌가? Nothing to be desired 


영화 : 호우시절


 사무실에서 홀로 사는 청춘들을 걱정해야 하는 이유다. 둘이 된다는 것은 삶의 변화를 선택한 것이고, 잠재력을 끌어내 살아가는 이유다. 스스로 잘 하는 사람은 그 선택을 존중할 뿐이다. 둘이 된다는 것이 항상 결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혼자 한 일은 오롯이 나의 책임일 뿐이지만 둘이 한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철저한 의무와 소극적이고 이타적인 권한을 갖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장광설을 제외하고 연애를 잘하면 영업도 잘하는 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란 사람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궁극적으로 그 결론이란 각자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과 상황을 조율하고 결정하는 일이다. 세상에 알지 못하는 잠재적 파트너를 찾아 나서는 것이 영업이다. 누군가 내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 일이 영업이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태어난 소중한 존재들 중 나를 사랑해 줄 그 소중한 사람을 찾는 과정이다.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는 겸손해지고 한없이 순종적이며 이해심 많은 사람이 된다. 무엇보다 되는 방향으로 사고가 전환된다는 긍정적 마인드가 생긴다는 것이다. 연애의 시즌이 제정신이 아닌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몰입의 즐거움을 즐기는 시기라고 할까?


 파트너를 만나 서로의 필요를 확인하고,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 영업에서는 당연한 과정이다. 초면의 서먹함과 낫설음 극복하기 위해서 서로를 소개하고, 서로의 의무를 계약서로 쓴다. 이를 지켜가는 것은 못 믿는 상대방을 구속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를 통하여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계약서란 연애와 비교하면 헤어질 때와 이혼할 때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잘 될 때는 기억나지 않는 것이지만 기준이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삶에 있어서 도덕과 윤리,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도 나의 소중한 반쪽이 될 사람을 만나면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려고 한다. 그것을 통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고 생각한다. 계약처럼 의무조항을 시시콜콜 달지는 않지만, 연애를 한다는 것은 나의 마음이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로 기울어진 상태다. 왜냐하면 그것을 통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것이고 이것이 곧 신뢰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겐 이 시기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고 생각한다. 부처, 예수, 공자가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성인의 반열에 이름을 올린 것 아닌가?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이런 상태가 궁극에 다다라 순수해진 상태라고 생각한다.


영화 호우시절


 이렇게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영업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시간이 누적되면 극복할 수 없는 벽을 만든다. 나의 마음을 바라보는 것은 일종의 욕망의 상태를 보는 것이다. 누구도 볼 수 없는 비밀이다. 그래서 나의 마음을 보고 난 뒤에는 두 개의 귀를 통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들어보려고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두 개의 마음을 하나의 입을 통해서 부족한 말이란 수단으로 설명하게 된다. 그 속에 신뢰, 신뢰에 기반한 사랑이 가득하다면 위의 사진처럼 애정 가득한 눈빛이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눈이 총명하고 밝은 광채를 띄는 사람을 높게 치는 것이란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영업의 총체적 결과가 부족한 때란 연애가 싸대기를 자초하는 재앙이 될 때와 다르지 않다. 처음 보는 파트너에게 우월한 배경을 바탕으로 얼마나 구매할 것이냐는 고압적인 자세, 상대방을 자세히 보지 않고 깔보고 무시하는 태도, 거래할 생각도 없이 오늘 덕을 보겠다고 아부하는 자세, 다 완성되지도 않은 제품을 감언이설과 권모술수로 넘기는 행위, 물건 팔 때와 수리를 의뢰할 때 아수라백작과 같은 두 얼굴의 사람이 되는 것은 궁극적으로 신뢰를 파괴하는 행위다. 재미있는 것은 돈을 안주는 상황이 되면 사업이나 연애나 경찰을 부른다. 


 위의 사례를 연애에 대입해보자. 처음 본 상대방에게 내가 맘에 드니 호텔로 갑시다 하면 경찰을 불러야 할 것이다. 내 연봉이 얼마고 너는 얼마니 너는 나의 말을 들으라, 너는 후진 학교 출신이니 나를 존경하라, 오늘 밥 한 끼 얻어먹겠다고 미사여구를 써서 상대방에게 과도하게 아부하는 자세, 그리고 내일은 모르는 남이 되겠다는 자세, 자신의 부족함을 거짓으로 속이는 행위, 약속을 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들을 보면 그 마음자세가 나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화 호우시절

 

 재미있는 것은 시간이 흘러 추억을 되짚을 때 과거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연애할 때도 처음 볼 땐 서로의 부족함을 지나치지 않게 이야기하는 것은 좋은 추억이다. 물론 당사자들은 사업이나 연애나 절대 그렇지 않다는 정신승리법을 쓰며 자신의 찌질했던 과거를 극복하기도 한다. 나이가 더 들면 또 쿨하게 웃을 정도로 통이 커지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은 큰 불행이다. 다시 찾아 나서야 하는 괴로움보단 내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만들어 온 신뢰와 사랑을 부인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 온다는 두려움이다. 사람은 어떤 것이든 공들인 시간만큼 즐겁고 또 후회하게 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정신승리법이 극복의 길로 인도하겠지만,  서로에게 좋은 시작, 열정을 갖고 함께한 과정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은 서로 오래 함께 가기 위함이다.


영화 호우시절


 내가 연애를 열심히 하라는 말은 난봉꾼이나 부도덕한 팜므파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그 마음을 갖게 될 때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태도의 변화를 스스로 알아보자는 말이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이 영업이란 과정에서도 통용될 수 있고, 살아가는 것에도 통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사랑하는 연인처럼 보라는 것은 정신 폭력이다. 하지만 그 사람과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면 그 전보다는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어가며 서로의 삶에 좋은 그림을 그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년의 부부가 사랑을 넘어 서로를 배려하는 의리로 살아가는 것도 이런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한참 사랑하던 연인과 결혼하고, 나이 들어 반려자를 고객이라 생각한다면 호적에서 이름을 파낼 각오를 한 것이다. 그런 삶이 좋은 삶이라 할 수 없다. 연애적 관점이나 영업적 관점에도 마찬가지다.


 영업의 과정을 연애의 과정들과 상상해 보라. 각자 더 많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내가 젊은 친구들에게 업무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쉽게 설명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은 범위에 개념을 확장해서 적용할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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