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식열전을 다시 볼 때
서울에 올라와 조그만 집 한 채를 샀다. 아직도 살고 있고, 애들이 커가며 이사를 할 때가 되어간다고 생각한다. 집을 살 때 잠시 부동산에 관심을 갖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내 삶의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분에 넘치는 재물은 나에게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다. 조금 나태해지고 바탕해질 가능성도 높다. 그 보단 내가 하는 일의 성취, 명예, 만족감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것 같다. 삶의 목표가 다르면 행동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이사를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 최근 집을 사고 경제정책으로 고생하는 친구의 이야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동산 투자에 대한 생각은 많지 않다. 나는 집은 그저 가족이 사는 공간이란 개념이 많다.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후로는 마음 편하게 사는 길을 택했다.
주식을 인덱스로 보면 단기적으로는 고저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르는 경향이 있다. 물가는 단기적인 하락이 발생할 수 있지만 대체로 지속적으로 오른다. 똑같은 제품을 계속 만든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지속적으로 개선된 제품이 기존 제품의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새롭게 가격 인상를 유도한다. 그 속에 사람의 욕망도 한 몫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경제가 심리라는 이유는 여러 현상에서 목격된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준다. 은행이 그 돈을 굴려서 수익을 내고 돌려준다고 볼 수 있다. 채권은 약속된 이자를 시간이 흐르면 보전해 준다. 이런 현상을 돌아보면 부동산, 주식, 돈, 채권에 대한 대가는 시간에 대한 투자라는 생각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끈기 있게 시간에 대한 투자가 얻는 결과가 매력적이지만 나는 나와 사람에 대한 투자가 더 관심이 간다.
이 책의 70페이지까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을 품고 있다. 임대사업을 하는 사업자의 입장이 충분히 피력되고 있고, 감정적인 토로 있다. 이를 통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적이구나라는 생각과 이 정책이 구현된 시장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의 마땅한 대책이 제한된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입장처럼 투기나 투자목적보다 임대사업을 통해서 주택의 유통의 역할을 하는 사업자에 대한 정책이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일부 주장의 근거가 좀 더 체계적인 검증과 사례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 동시에 부동산 시장의 증가가 다시 통화를 만들어 낸다. 이 결과가 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깨는 원인이 되면, 사회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더 큰 공적자금과 사회, 국가 구성원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버블은 여기부터다'라고 정의하기는 어렵다. 사회가 감당할 범위를 벗어났는지를 측정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수적인 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저자처럼 투명한 사업구조를 통한 임대사업과 투기는 구분될 필요가 있고 정책의 비판이 존재한다는 것은 임대업에 대한 양성화 정책의 고려도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임대사업자의 규모와 크기와 전체를 비교해서 판단할 일이다. 건전한 투자를 통한 건전한 사업, 이를 바탕으로 투명한 세제제도는 필요한 일이다.
70페이지 정도를 넘어서면서 부동산 투자보다는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 이야기가 많다. 이렇게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은 없다. 그래서 좀더 진실하다고 생각되는 점이다. 사기꾼이 이렇게 하면 된다, 저렇게하면 된다는 과감한 이야기를 한다. 재미있는 것은 부동산 임대사업자로서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가 인문학과 교차하는 부분이 재미있다.
갭 투자의 노하우를 공개하고, 그로 인한 역풍을 이야기할 때 사기의 화식열전이 생각났다. 장사꾼은 소중한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깊이 감춘다는 '심장약허'라는 말이다. 저자가 그 의미를 알았다면 자신의 성공을 조금 자랑하는 것이 위험이 된다는 의미를 더 잘 알았을 것 같다. 그가 부동산 투자의 시점에 대한 경험도 화식열전 이야기를 벗어나지 않는다.
구체적인 방법보다 부동산 시장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다. 부동산 투자를 보면 위에서 말하듯 '시간에 투자하는 수단으로 부동산'을 이야기하고, 이 과정에서 사람을 대하는 다양한 소양, 시장 참여자로써 갖아야 할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본인의 바람과 희망에 대한 건전한 이야기를 보면서 꽤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사람에 투자하고 또 누군가는 시간에 투자한다. 다른 누군가는 또 어떤 것에 투자한다. 그 투자 결과는 본인이 책임을 진다. 그중에 확실한 투자 생산성은 시간에 대한 것이고, 사람에 대한 투자는 시간에 대한 투자보다 리스크가 크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성이 존재한다. 부동산보다는 조금 경제학적으로, 조금 인문학적으로 읽어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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