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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Jun 16. 2020

망삘을 피하는 원칙

I don't have a word

 회사라는 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 배우는 점이 있고, 좋은 습관 나쁜 습관도 몸에 밴다. 항상 나를 돌아보고 반듯하게 세우는 과정이 주기적으로 필요하다. 내 삶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기획과 계획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이유다. 기획과 계획은 생각이다. 내가 관찰한 상황에 대한 생각, 이 상황이 어떻게 변해가야 하는지에 관한 생각, 어떤 것이 필요하고, 이것이 어떤 상황 개선을 할 것인지를 정리하며 결정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 가능하면 종이나 컴퓨터에 써서 확인한다. 쓰는 작업은 머리로 생각하고, 쓰며 다시 한번 생각하고, 마무리하며 다시 보게 된다. 이때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을 알게 되고, 당연한 과정이 빠진 것도 알 수 있다. 템플레이트나 잘 된 문서를 참고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더 좋은 생각은 결국 밥벌이 능력을 키워준다. 왜냐하면 생각을 숙고하는 성찰이 몸에 붙으면 안목의 깊이와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배우려는 노력과 함께 친해져야 한다. 그렇다고 보편적 자기 계발서처럼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망하는 길과 멀어진다는 사실이다. 


 밥벌이는 힘들다. 재미도 없다. 그럼에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관심과 열정을 갖고 한다. 회사를 적응한다는 것은 그 조직의 문화와 일하는 순서와 방식을 이해해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세상에 더 좋은 가치를 만들고, 동료들과 더 좋은 문화를 만들어간다면 꽤 재미있는 곳이다. 다들 하는 일 자체의 불만보다 다양한 어려움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협력과 조화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목표를 갖고 시작한 일이 폭망으로 치닫는 일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상심하고, 어떤 이유를 붙이며 아쉬워한다. 그러나 남의 탓을 한다는 것이 망해 버린 일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망하게 된 원인을 바로잡는 것이다. 걱정은 해결책이 아니 강력한 주장을 하는 이유다. 누군가 매일 같은 일만 하며 내일이 바뀌길 바라는 일을 미친 짓이라고 말했듯, 오늘과 내일에 무엇을 더해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무엇을 더 하려면 무엇이 부족한가 이해해야 한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표어처럼 정확한 진단이 적절한 처방과 해결책을 부른다.  


  제조업에서 종종 발생하는 일을 요약해 봤다. 그 외에도 사람들의 욕심, 사리사욕, 과대망상으로 만드는 폭망을 돌아보면 원칙과 기준을 점검하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팀에서 Project A를 승인받고 시작한다.

  상사의 상사가 Project B에 문제가 있어 지원을 부탁한다.

  프로젝트 B에 인원을 투입하는 일로, Project A가 지연될 정도는 아니라고 쉽게 생각한다.

  시간은 흐르고, 내년 사업을 위해 혁신적인 프로젝트 C가 발의되어 논의가 시작된다

  프로젝트 C에 검토 인원을 투입할 수도 없고, B도 무시할 수 없고, 팀 목표인 A는 일정 지체가 발생한다.

  일정관리가 뒤죽박죽이 되고, 업무 시간을 늘려 해결하려고 시도한다.

  Project A 마감 일정이 다가오고 관련부서의 일정 재촉이 심하다.

  Project B는 팀장의 의사결정만 믿었다며 불만이 표출되고, 지원이 의무가 되어 참 곤란한 일이 된다.

  Project C가 점점 가시화되기 시작한다.

  다급한 상사의 상사는 고객 이슈 제기에 project B의 시급성으로 재촉한다.

  Project C의 계획을 세우고, Project B는 마무리가 안되고, 목표인 Project A는 일정이 많이 지난다.

  인원들의 과도한 업무량에 불만이 폭주한다. 

  팀장은 Back to the Basic을 외치면 프로젝트 A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다. 

  팀장의 상사는 프로젝트 B의 문제로 말도 안 한다. 프로젝트 C를 맡길 수 있겠냐며 채근한다.

  최고 경영자가 Project C의 개시 일정은 확인한다

  결국 한바탕 난리가 나고, 돌아보면 일은 많이 했는데 완료된 일이 거의 없다.

  평가는 프로젝트 A로 하고, 지원했던 프로젝트 B는 비판과 평판 하락만 부르고, 새로 시작해야 하는 프로젝트 C는 검토가 부족한 상태다.

  

  상상 속의 일 같지만 비슷한 사례는 많다. 멍청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 아니라 멍청한 일하기 때문에 폭망을 부른다. 학벌이 좋다고, 타인들이 똑똑하다고 말하는 것과 상관없다. 크던 작던 누구나 한 번씩 이런 일을 한다. 경험에서 배운다면 그 원인을 원칙 없는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나쁜 결과는 나쁜 선택에서 시작한다. 의사결정이란 상황의 올바른 인식과 원칙 또는 기준에 따라 해야 한다. 재미있는 일은 밥벌이 과정에서 기준대로만 하면 꼴통이란 소리를 면하기 힘들다 사실이다. 누구나 타인에게 기준을 조금 벗어라고 요청하는 일을 쉽게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옳은가? 잘못된 일인가? 다른 한 가지는 누군가는 이것을 현명하게 잘 처리한다는 사실이다. 현장에서 이 차이를 관찰하고 올바른 방식을 배워가는 것이 좋은 경험 축적이다.


 사내 규칙, 프로세스, 직무 기준은 존재하고, 이 원칙을 준수하며, 투명하게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 외에 전체의 입장에서 중요성, 전문성, 시급성을 고려하여 우선순위 변경은 승인하에 진행해야 한다. 조직장이 빨래판처럼 시키는 건 뭐든 한다면 조직이 무너진다. 더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말하기 전에 내가 내야 할 일의 기준을 갖아야 하고, 그 기준을 넘어설 땐 조직과 구성원의 안전을 고려해서 승인과 조정을 즉시 해야 한다. 믿지 않는 리더를 구성원을 따르지 않는다. 리더는 신뢰를 먹고 산다. 완장의 권위에 심취해 살면 나중에 저지른 일을 다 주워 담기 힘들다. 그땐 낯 두껍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 길을 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사업성과 프로젝트 난이도 점검은 의사결정 준비 과정이다. 준비를 맞추면 주어진 자원과 여건에서 최적의 조건을 선택하는 일이며, 이 선택은 그 자원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포기하는 의미도 갖는다. 포기를 모르는 인간들의 욕심이 가장 큰 문제 요인일 때가 많다. 사람이 분수를 알아야 하는 말을 이럴 때 써야 한다. 양다리 걸치는 것은 역량을 초과한 결정이라 사고 날 확률이 훨씬 많다. 연애하며 양다리 걸치다 경을 치고 배움이 없었다면 밥벌이할 땐 개선해 보자.


 손자병법의 지피지기는 전략적 사고의 기초다. 선택은 선택의 여집합에 대해 포기할 수 있다는 결정이다. 선택만 한다는 말은 좁은 의미이다. 선택과 선택에 효과적인 부분을 역량 범위에서 취사선택은 할 수 있다. 선택은 배수의 진처럼 목표에 전력을 다하는 결과를 만들려는 생각이다.


 그 선택을 바꿔야 한다면 투명한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타당성을 논거로 진행해야 한다. 이런 결정은 어렵다. 다들 미안하다, 잘못했다, 죄송하다는 말은 참을 인자를 제곱수로 마음에 세기며 참는다. 정작 큰 문제는 때가 되면 미안하다, 잘못했다, 죄송하다로 마무리하기에 일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사실이다. 잘못되면 즉시 알리고 대책을 구하는 것이 바보 같아 보이지만 현명한 결정이다. 보고를 하면 상위 직책자는 현장을 파악하고 조치할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권한으로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름아름 주먹구구로 일명 땜빵을 하다가 큰일이 난다. 즉시 보고가 좋은 것은 해결 과정을 보며 올바른 프로세스를 배울 수 있는 과정이다. 땜빵을 하면 잔머리와 편법을 많이 알게 되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올바른 프로세스를 배울 기회마저 날려버린다.


 원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이기적 명예와 권력을 탐하는 사람들,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려는 마음에 데이터에 MSG를 치고, 프로세스에 오류를 만드는 데이터를 넣어 시스템 오류를 유발한다. 대단한 일 같지만 계획을 세울 때 검토 없이 10%, 20%, 30%를 임의로 넣은 계획이 그렇다. WBS까지 분석까지 작성하진 못해도, 통상적인 작업 일수를 검토하지 않고 한 달, 일주일이라고 쉽게 답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직원의 작업일 계산에 주말을 빼고 계산했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보니 한심했다. 정작 본인은 쉴 것 다 쉬던데. 문득 '엄마가 아시는가?'라는 질문을 하고 싶어 졌었다. 그 조직의 협력과 응집력은 당연히 형편없었다.


 의사결정자가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목적이라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한두 번 단기적인 성과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누구 탓이라고 비난하며, 감정적 충돌이라도 발생하면 조직문화와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재앙이 된다. 


 일을 지시할 때 못한 과오를 줄이는 과정이 필요하고, 요청을 수락할 때에는 적확한 상황인식의 기준과 업무 기준을 생각해야 한다. 신뢰는 중요하지만 확인은 더 중요하다


  이런 말을 하면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 위에서 결정하고 나는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시키는 사람도 시키는 일만 해서 위로 올라간 것이 아니다. 무엇인가 올바른 과정을 통해 공헌함으로 올라간다. 낙하산은 예외로 해야겠지만, 올라가서 못한다고 내가 하던 과정을 건너뛴 사람들이 리더가 될 수는 없다. 마이너리거라고 좌절하기보다 메이저리그에 갈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고 메이저리그에 가면 그곳에서 잘할 방법을 또 찾아야 한다. 다른 관점에서 마이너리그에서도 강퇴당할 방법은 피해야 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입하는 중대한 결격사유도 피해야 한다. 두 가지를 같이 균형 있게 사고가 망삘퇴치 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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