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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Jul 18. 2021

선택해! 네가 선택해! 그래도 결과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영화의 줄거리는 마약밀매 거래 사고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고 그 과정에서 현금을 얻는다. '돈을 갖고 튀어라' 같은 느낌은 아니다. 그렇게 누군가는 우연히 생긴 거금을 차지하려는 탐욕에 불타오르고, 누군가는 보안관으로써 그 사건을 조금씩 관찰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들을 쫓는다. 마치 싸이코처럼.


 영화의 스토리로만 보면 듬성듬성해 보인다. 토미 리 존스가 연기하는 보안관은 사실 하는 일이 크게 없다. 그가 왜 주연일까? 그것을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한 영화라 생각한다. 사건 현장에서 확인된 증거를 말하면 그는 즉시 축적된 노하우로 답을 말한다. 그러나 범인과 조우하거나 결정적 단서를 찾는 것은 아니다. 항상 뒷북이다. 


 르웰린 모스가 사망한 사건의 마지막 현장에서 잠시 기대를 갖게 한다. 안톤 쉬거와 잠시 조우할 듯 하지만 영상으로만 교차한다. 그리고 요즘 세상의 변화를 탓하며 마무리한다. 은퇴를 하고 집에서 부인과 나누는 꿈 이야기는 상징적이다. 흐르는 시간의 변화를 이해하고 또 먼저 떠나간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러 가야 하는 꿈을 보면 인생이란 무엇일까? 그 단란한 장면이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안토 시거(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는 아주 좋다. 무표정한 연기, 냉혈한이지만 자신의 말을 정확하게 지킨다. 그는 마치 인간이 극복하지 못하는 절대적 시간을 상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한결같은 사람은 신뢰가 간다. 그러나 세상 한결같은 놈만큼 넌덜머리 나는 것도 없다. 시골의 주유소에서 주인에게 시간을 묻고, 동전의 선택을 요구하는 그를 보며 생각한다. 흘러가는 시간은 항상 우리에게 선택을 요구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것이 잔인하다고 생각할 수 있고, 숙명이라 생각할 수 있고 또 즐거운 일이라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인생은 미리 알 수가 없다. 시간처럼 한결같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노력 아닐까?


 르웰린 모스는 우연히 얻게 된 일확천금을 안전하게 확보하기 위한 선택을 한다. 베트남전 참전 출신처럼 그는 자신의 모든 역량을 던진다. 가족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실패한다. 이것은 어쩌면 숙명이라고 하는 운명 아닐까? 내가 그라면 먼저 돈을 쪼개고, 가방을 버릴 것이다. 가족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이 어떤 면에서 불행을 함께 앉는 것이다. 자신이 벌인 일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그 이전에 인생에 공짜로 얻어지는 일이 없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하지만..


 잠시 자신의 목표지점 근처까지 간 적이 있다. 선택과 노력의 결과다. 그러나 실패란 인간이 옳은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제목이 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인지 알 수 없다. 오래 살아왔다는 것이 벼슬은 아니다. 오래 살아왔다는 것은 현재가 존재하기까지 살아가면 선택을 하고 세상에 작던 크던 공헌과 피해를 주며 살아오게 된다. 인간에게 완벽이란 없기 때문이다. 그 인간의 숙명은 선택할 수 없다. 흐르는 시간을 세울 수 없는 것처럼. 하지만 그 숙명 안에서 우리는 매번 선택을 하며 방향을 잡는다. 왜냐하면 계속 세상은 변화하기 때문이다. 변화의 원인은 외부적이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은 인간이 만들어 낸다. 그리고 선택은 반드시 결과를 만든다. 좋든 싫든. 그렇다고 인간의 숙명을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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