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무질서의 시대에 필요한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
매 연초 DAVOS Forum에 대한 기사가 요란하다. 각 국의 정상과 기업인들이 모이는 이 회의에 세상이 왜 주목하는가를 생각해보면 멀지만 가깝게 우리의 생활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한국의 탄핵과 정권교체 외에도 다양한 사회 문제를 말하고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먹고사는 문제의 고달픔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말의 트렌드 책보다도 세계의 리더들이 구상하는 생각을 읽어보는 것은 미래의 방향을 어렴풋 이해하고, 스스로를 조금이라도 준비하는 계기가 된다. 내년에도 읽어 볼 계획이다.
책의 화두는 현안의 경제, 사회의 문제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키워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다. 현안은 과거에 기인한 것이고, 우리가 미래를 위해서 현재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이런 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은 제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을 new world disorder라는 혼돈의 시대로 지금을 정의했다는 것은 패러다임의 변화, 구체재의 좌절을 그리고 있다고 본다.
최근의 혼돈은 윤리적인 부분에 기인한 금융위기, 성장지상주의가 절박하게 느끼는 성장 정체성,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극화와 사라진 계층 간 이동 사다리, 그리고 엄석대처럼 나타난 트럼프, 결국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한 영국의 브렉시트 등 다양한 이야기가 논의되고 있다. 세상은 벌써 오래전부터 멘붕이다. 오랜 기간 지속된 세계화로 인해서 우리는 벌써 연결되어 있고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도 않다는 말이다.
내가 재미있게 책에 낙서를 해가며 읽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국제사회에서 각 국가들이 우려하는 문제가 작은 국가단위인 한국의 문제와 다르지 않고, 한국의 문제가 내가 속한 조직과 지역사회의 문제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의 리더들이 지향하고 우려하는 문제가 대선 정국의 정책대립으로 나타나는 문제가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것은 그들이 지향하는 방향이 우리에게도 유효하다고 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패권이 정체할 때 전혀 다른 형태의 미국 패권이 트럼프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다. 당장 싸드가 들어오고, MS의 data center가 우리나에 생긴다. 상황은 인지된 순간 대책을 수립할 일이다. 달러의 강세화가 불가피하고, 200억 이상의 교역 흑자 대상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이 우려된다면 외교와 교섭이 필요한 일인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렇게 풀어가는 방식이 참으로 쉽지가 않다. 영국의 EU 탈퇴처럼 복잡하고 협의하기 어렵다. 그들이 지적한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다.
한국의 상황과 이 책의 요약이 조금 다른 점이라면, 그들은 이념이 아니라 새롭게 살아갈 방식과 새롭게 살아가야 할 방식이 주는 장점과 위험을 함께 준비한다는 것이다. 2016년부터 어젠다가 된 4차 산업혁명 4IR을 대하는 리더들의 자세가 그렇다. 우리는 주장은 존재하나 실체가 아직 부족하다. 강에 로봇물고기를 띄우는 수준의 사기꾼 정책은 사라져야 하고,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말 키우는 일보다 절대 낮은 수준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오고 있는 현실이 결국 리더십의 부재, 그런 리더십이 활개 치도록 허용한 견제의 부재다.
AI를 통한 자동화는 분명 물리적인 효율을 갖고 올 것이다. 그들은 이것 외에도 앞으로 없어질 전 세계 325만 개의 일자리에 대한 논의를 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교육의 필요성을 함께 논의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미래사회가 유토피아인지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가 그리는 소외된 인간사회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 그들은 이를 둘 다를 부인하지 않는다. 인간의 윤리와 도덕성에 의지하고 그렇게 가야 한다는 신념을 조심스럽고 중요하게 말하고 있다. 이런 의지가 그들도 그들이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추구하는 AI가 바르게 사용되지 않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지 측정하지 못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해했다면 준비도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밝은 면을 갖고 정책을 시행하고 어두운 면은 문제가 되었을 때 책임회피를 시작하는 이유가 된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읽고 생각하는 방향을 강화하기도 하고 돌아보기도 한다. 소외되지 않을 인간의 권리를 위해서 제도와 법률이 4IR(4th industrial revolution) 시대 이전에 조금씩 준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육에서는 인간의 정체성과 위대함을 일깨우는 인문정신의 교육이 좀 더 강화되길 바란다. 세상의 변화와 방향을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그 큰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면 더 철저하게 이해하고 준비하는 방법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각 국가정책을 읽어 본 소외로는 독일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를 돌아보면 많이 부족하다. 오래 유지될 본질의 접근이 부족하다. 설국열차의 양 끝단이 서로 통하고, 먹고사는 문제 기초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람은 동물적 근성을 끌어내게 된다. 공자는 먹는 게 해결 되지 않으면 예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뒤집으면 동물적 행동이 발생하는 것은 예의가 없는 것이고 이는 먹고사는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을 다각도로 보고 제대로 된 질문을 던져야 답을 얻을 수 있다. 더욱 그런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기계는 인간이 힘든 일을 대체하기 위해서 만든다는 명제는 계속 유효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정체성이 세상에 묻히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다. 더욱 소통하고 협력하는 시대가 다가올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