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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Nov 12. 2018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나와 그의 공통점을 자꾸 찾게 된다. 어라, 이제 쌀쌀한데도 차가운 아메리카노 마시네? 나랑 비슷하네. 주말에 음악 영화 보셨다고요? 저도 음악 좋아하고 영화도 좋아해요. 시답지 않은 모든 것들 - 모든 커피는 차갑거나 뜨겁거나 둘 중 하나이며, 한국인 중에 음악과 영화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인가?- 이 우리 관계를 필연으로 만들 고리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에게서는 나와 다른 점만 눈에 띈다. 아, 나는 강렬한 여름이 좋은데 더운 건 싫다고 하는 사람이라니 나랑 참 다르네. 애교 많은 강아지를 좋아한다니, 고양이를 사랑하는 나와는 잘 되기 어렵겠어. 연결고리가 될 법한 것들 - 그래도 여름의 싱그러움은 참 좋지요?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은 이 세상을 조금씩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주는 천사들이에요. - 도 굳이 반대편으로 밀어서 내쳐리는 게 되는 식이다.


 이런 공식은 고양이와의 관계에서도 해당된다. 고양이를 좋아하다 보니, 남들이 들으면 코웃음 칠 만한 소리를 하게 된다. 사료 투정을 부리는 고양이를 보면 속상한 마음이 들면서도 "편식 같은 건 안 닮아도 되는데, 으휴..." 같은 소리를 하게 된다. 고양이의 말수가 적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날 닮아서 그런가 봐."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고양이가 날 닮았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걸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이런 말들을 하게 된다. 나의 고양이야, 너는 내 운명이란다 (찡긋). 그래도 편식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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