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이 Nov 13. 2018

다 안다고 생각하진 마

 아깽이 티를 벗은 캣유딩 시절부터 지금까지, 만 3년 간 함께 지내면서 내 고양이의 습성에 대해서 웬만한 건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예상치 못한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고양이의 기상 시각도 일출 시각과 상관관계가 꽤 크다고 생각해왔다. 해가 일찍 뜨는 여름에는 새벽부터 야옹 거리더라도, 겨울에는 꽤나 늦은 아침까지도 내 옆에서 새근새근 자는 모습을 몇년 째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고양이가 캄캄한 새벽부터 깨어서 활개 치고 다니는 통에 나는 대낮 사무실에서 하품을 계속 해대고 있다. 겨울이 더 깊어지고 어둠이 더 짙어져야 고양이도 숙면을 취하게 될까? 알 수 없다.


 고양이처럼 사람도, 업무도 다 안다고 생각해서는 안될 일이다. 지금까지 내 곁에 있어주었다고 해서 계속 옆에 머물러 주리라고 마냥 믿기보다는, 내일 떠날 이라 생각하고 아껴주어야지. 날 향한 가시들이 여전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서 피하기 보다는, 한 번 더 용기내어 다가가야지. 지금껏 해온 방식 대로 하는 게 편하다고 해서 더 좋은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을 생략하진 말아야지.


 이 모든 다짐의 핵심은, 나 스스로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과는 다른 - 더 나은 -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실현 가능하다는 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