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눌레를 위한 발걸음

까눌레 그리고 크로와상 샌드위치

by 김청

아침에 눈을 뜨면 자고 일어난 이불을 정리하고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뒤, 양치질과 세수를 한다. 그러고 나서는 매일 하루 한 번 복용해야 하는 약을 챙겨 먹는다.


그런 뒤에는 소파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생각한다. 나 오늘 뭐 하지?


삿포로에 와서 생긴 나의 아침 루틴이다.


계획적 성향이 강한 내가 무계획이 계획이라며 삿포로로 올 때 매일매일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왔지만, 익숙한 이 도시와 동네에서 새롭게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은 뭘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생각난 까눌레. 그래 오늘은 점심으로 크로와상 샌드위치와 까눌레 먹는 것을 목표로 하고 떠나자. 하고 집을 나섰다.


구름이 많은 맑은 하늘


지난 며칠간 그랬듯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풍경을 눈앞에 두고 목적지를 걸었다. 이전에 많이 다니던 길로 가볼까 싶어 큰길을 걷다 보니 마주하는 풍경들이 익숙했다.


제2의 고향으로 삿포로라고 말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오늘의 삿포로는 다른 날 보다 더욱더 익숙한 느낌이었다.


요즘 이곳의 날씨는 자기 멋대로 변덕을 부리는 덕에 일기예보도 믿을 수 없다. 좀 걷다 보니 바뀌어 버린 하늘 풍경.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처럼 먹구름이 가득했다.


이상하다.. 나 진짜 뭐 있나.


갑자기 몰려온 먹구름에 흐려진 하늘


혹시 몰라 발걸음을 재촉해서 재빠르게 삿포로역을 향했다. 여전히 적응이 안 되는 공사 중인 역 입구와 출구. 얼마나 대단한 것이 들어오는지 지켜보겠어.


추억의 음식점들이 다 어디론가 옮겨서 자리를 잡긴 했다니 하나씩 찾아볼까 싶기도.


공사중인 삿포로역


여하튼, 오늘의 발걸음은 고대했던 까눌레와 크로와상 샌드위치를 위한 한걸음이니.


그래도 이 베이커리는 사라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은 마음으로 다시 찾은, 드디어 찾은 Paul. 체크무늬 바닥은 여전히 문 앞에서 오는 손님들을 반겨줬다.


베이커리 PAUL의 입구
기다렸던 까눌레
크로와상 샌드위치


다시 보니 너무 만족스러운 사진.

쌓여있는 크로와상 중에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잠봉샌드위치를 선택, 까눌레도 하나 선택.


좋은 선택이었던 점심식사.


잠봉크로와상 샌드위치
까눌레


기억하고 있던 맛 그대로였던 그때 당시를 떠올리게 해 주었던 추억의 장소. 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끝낸 하루.


맛으로도 장소를 기억할 수 있다는 것.

나에겐 소중한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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