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앞둔 5~6월이면 공원에서는 나무 가지치기 작업이 시작된다.
큰 트럭이 들어오고 온갖 장비와 무시무시한 전기톱으로 무장한 작업자들이 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친다. 대부분 병들거나 웃자라거나 나무의 성장에 안 좋다 판단되는 가지들이 골라지고 작업의 대상이 된다. 대부분 샛가지인데 어떤 때는 사진에서처럼 전체를 통으로 잘라내는 경우가 있다.
산책로나 차로로 너무 많이 나와 자라서 여름 장마나 태풍에 부러지면 지나가던 사람과 차가 손상될 위험이 있으니 이런 리스크를 차단하려는 사전작업이다.
그래도 꼭 이래야만 하는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갈 더 좋은 아이디어는 없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다가도 7~8월 어느 태풍 부는 날 우지끈 뚝딱 눈앞에서 커다란 녀석이 쿵 떨어지면 어이쿠 심장도 쿵 놀란다. 부득이하게, 어쩔 수 없이 하는 작업이겠다.
공원에는 훤칠하게 잘생기고 하늘로 곧게 쭉쭉 뻗어 멋지고 아름다운 나무도 당연히 많다.
그런데도 소년은 이렇게 상처 난 나무들을 한 번 더 쓰다듬어 주거나 주위에서 맴맴 돌며 시간을 더 많이 보내는 편이다. 자신을 나무에 투영해서 보려는 마음이려나?
아니면, 강자들 사이의 약자를 조금 더 응원하려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좋을 호 (好)가 보인다.
어느 마음 좋은 작업자가 통가지치기하고 마음이 아려서 적어놓은 문자 같다.
좋을 호. 남녀가 끌어안고 서로 좋아죽겠다는 뜻으로 알려졌지만, 원래의 갑골문에서는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는 형상 문이라 한다. (한자 풀이 카페. 홍익학당)
엄마가 아이를 꼭 안고 "우르르 까꿍" 하는 모습이니 좋을 호다. 마음 좋은 작업자는 아마도 잘린 단면에서 다시 새 생명이 태어나 자라주면 좋겠다는 마음을 표현했을 테니 좋을 호다.
문학 소년은 좋을 호를 어찌 표현할까 궁금하지 않으신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입술을 동그랗게 모아
따뜻하게 천천히 내쉰다. "호오오오~"
너무 아파하지 말아라! 나무야.
상처 속에 이미 새 생명이 자라고 있으니.
다시 일으키는 생명의 힘. 용기라는 그 힘이 있으니.
한 줄 요약 : 상처받은 마음의 아픔을 극복하는 건, 다시 일어서는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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