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먹고 갈래요?

by 김호섭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헤어져"

당황한 유지태가 따지고, 단호한 이영애가 답한다. 오래전에 봤던 영화 <봄날은 간다>에 나오는 명대사다. 영화의 스토리는 기억 안나지만, 멋지고 잘 생긴 유지태와 단아한 미모의 이영애, 대나무 숲의 바람소리. 그리고 이 대사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블루. 너. 어떻게 사랑이 변하냥..." "뭐래냥"

문학소년이 묻고, 동네냥이 인천블루가 답한다.

태풍이 지나가고 며칠동안 냥이 동산을 이잡듯이 뒤졌지만, 인천블루도 땅콩버터도 종적을 감췄다. 혹시, 얘네들이 태풍 카눈의 비와 바람에 떠내려 가거나 날아간건가? 걱정이 많이지니 그 사이 정들었나 보다.


엊그제 공원 광장 초입에서 인천블루를 다시 만났다. 까칠블랙과 꽁냥꽁냥 거리고 있는 장면이 레이더에 포착되었다.

"너. 내가 널 얼마나 찾으러 다닌지 알어? 그나저나. 너. 어떻게 사랑이 변하냥. 땅콩버터랑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그 착하고 순한 녀석을 버린거냥? 너도 까칠한 B형 남자의 매력을 더 좋아한다면 뭐라 할 말은 없으나, 땅콩이랑 잘 마무리는 한거겠지? 사랑의 시작처럼 사랑의 끝도 중요하다는건 너도 성인, 아니 성묘이니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근데, 땅콩은 어디갔느냥. 어디 구석에서 날마다 울고 있는거 아니냥? 너. 어떻게 사랑이..."

블루는 아무 말이 없다. 냥이 랭귀지로 텔레파시 주파수대역에서 전하는 의사전달은 TCP/IP (* 인터넷 네트워크 통신 체계) 프로토콜에 적용되지 않으니 소년은 답답할 뿐.


"그래도 애썼다. 폭염에도 태풍에도 잘 버텨내고 여전히 연애도 활발히 하고 있으니. 그럼 됐다." 괜히 화딱지만 내던 소년은 멸치버무린 흰살 참치를 슬며시 내어논다. 인천블루와 까칠블랙은 허겁지겁 달려든다. 그러고는 둘이 다시 꽁냥꽁냥.


"좋을 때다. 암 그렇고 말고." 냥이 커플의 애정행각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소년은 아주 오래되거나 잊혀진 연예세포 하나가 반짝 켜짐을 알아챈다. "하...나도 연애하고 싶다. 아니아니 급 정정... 달달 로맨스 연애소설 하나 쓰고 싶다." 문득, <봄날은 간다>의 또다른 명대사 하나가 떠오른다. "라면먹고 갈래요?" 우후후후우와...수십년이 지나도 얼굴이 빨개지도록 설레이는 명대사이도다. 나도 이런 문장을 쓰고싶다.


블루가 한마디한다. "주책 그만부리고, 어서 출근이나 하거량" 시계를 보던 소년이 뛴다. "아이구 이 주책바가지야. 언제나 철들것이냐."




점심시간에, 구내식당 어머니께 "라면하나 끓여주세요." 했더니.

셀프란다.

비온다.


이렇게,

여름날은 간다.


한 줄 요약 : 라면이 변하듯 사랑도 변한다. 유효기간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가?왜 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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