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다시 오겠지

by 김호섭

어느새 2024 새해도 한 달이 다 지나간다.

밤낮이 헷갈리니 넋이라도 있고 없고 안 되겠다.

정신줄 붙잡아 1월을 정리해 본다.




시간은 원래 없고 여유도 없었으며 정신도 메롱이다.

일은 쌓이고 꽈당은 일상이며 통증은 덤이다.

글은 어떻고 문장은 어떠했는가. 답답하니 답이 없다.


새해벽두에 방한한 바이어들은 콩 내라 팥 내라 아주 그냥

심통 사나운 시어머니 저리 가라고, 글로벌 수출 전선은

날이 갈수록 전쟁통이다. 나도 셀러 말고 바이어 되고 싶다.

을 말고 갑 되고 싶다.

언제까지 인생의 을로 살아야만 하는가. 도대체 언제까지 어깨춤만 추고 있을 건가.

덩실덩실 씁쓸하니 외로움은 보너스다.

국내 정치 경제 상황은 어떤가. TV를 내다 버리기 잘했다.

생각만 해도 고혈압 짜장면이고, 돌아누워도 울화통 울면이다.


그럼에도, 이 전쟁통 울화통에도

그 의심 많은 중국 바이어, 콧대 높은 영국바이어에게

주문을 받아낸 건 진흙 속의 눈물 어린 진주다.

오랫동안 막혀있던 중국향 수출길 뚫어, 올해 첫 마수걸이 내보낸 결실은 1월의 선물이다.

이게 뭐라고 감격의 눈물마저 스친다. 그러고 보니 아주 망가진 한 달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이 와중에도

몇 줄 길 위의 문장들 써보고, 몇 페이지 김훈을 읽기도 한 건

고독한 마라토너의 굵은 땀방울 이련가.

쓰는 일이 점점 힘에 부치고, 나이 먹어가는 하루하루에

자꾸 현타(?)가 밀려오지만 이렇게 몇 자라도 끄적여본다.

덧없는 시간에 살며시 공들여 천천히 윤기를 칠해본다.

"나는 내 인생의 갑이로소이다."를 목 놓아 외치면서.




겨울나기가 점점 버거워지지만

매정한 날씨 풀리듯

마음도 허리도 풀리듯

봄은 오겠지

소쩍소쩍.


미리 지치지 말자. 이제 고작 1월이다.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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