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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섭 Feb 15. 2024

이른 봄의 땀

문현식 시인 <이른 봄> : 이미지 출처 : 팝콘교실 블로그


"봄이 보이나요? 맥 장군님?" 장군은 월미 팔미 영종도 쪽을 두루 살펴본다.

"아직이다. 소년아." 실망한 소년이 다시 묻는다. "그나저나, 봄은 어디서 오나요?"

"서쪽에서 온다." 소년이 갸우뚱거린다. "남쪽 아닌가요?"

"인천의 봄은 서쪽에서 온다." 장군은 단호하다.

"남서쪽이라 해둡시다. 망원경으로 좀 더 멀리 봐주세요."

소년도 만만치않다. 협상력 뛰어난 수출역군이라더니 맞나보다.

장군은 망원경으로 인천대교 넘어 드넓은 서해로 시선을 확장한다. "아직 이르지만 온다. 저 멀리."


멀리 보면 보인다 이른 봄

길게 숨 쉬면 느낄 수 있다 봄 향기

깊이 귀 기울이면 들린다 속삭이는 봄 소식


겨우내 쌓인 차갑고 아픈 먼지 툭툭 털고

발꿈치 들어 목 잡아 빼 애써 구하고

풀어진 운동화 끈 바짝 조여본다 봄 맞이


부지런히 오고 있을 봄

끝끝내 놓지 않을 희망

이른 봄의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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