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 문학소년
일요일이다
골골 잠만 자다 벌떡 일어난다
세탁기 돌리고 설거지하더니 청소도 하고 샤워도 한다
도대체 이런 귀찮은 일은 왜 하는 거지?
밑도 없고 끝도 없이 왜 반복하는 거지?
오호라 그렇구나
묵은 먼지 털어내고 찌든 자욱 지우고 쓸고 닦고 하는 일
다시 쓰기 위함이구나
다시 입고
다시 걸으려는 마음이구나
당연한 일을 생경하게 바라보는 일
무의식이 의식을 추스르는 일
삶이 문장을 이끄는 일
이런 걸 일상이라 부르고 생활이라 하니
수녀님이 매일 기도하듯
스님이 수시로 합장하듯
살아가는 일이 도 닦는 일
지친 마음 어둡고 답답한 마음 설거지하는하는 일
어디 멀고 깊은 산중에서 뭔가를 두드려야만 수행이 아니거늘
일상이 수행이다
우리가 예수님이고
너와 내가 부처님 알라신 공자님이다
어허허 살살하자 적당히 좀 하자
이러다 득도할라
저러다 진짜 자유공원 산신령 될라
날씨가 흐린다더니
웬걸
조각 구름
말갛기만 하네
이런 마음 저런 마음
뽀드득 뽀드득 씻어 말려
빨랫줄에 가지런히 널어놓고
말간 얼굴로
나가자
일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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