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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문장들
틈과 결의 힘
by
김호섭
Aug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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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은 거칠고 신경은 날카롭다. 속마음은 속절없이 무겁다고 말하면서도 저 스스로 일말의 배려나 한 치의 양보는 없다. 철철 싸매는 옹고집 철철 쌓아 올린 철옹성.
도저히 파고들 틈없이 왜 그랬을까.
지키고 버텨야할 것은 무엇이고 내주고 곁줘야 할 것은 또 무엇인가.
평행선의 최전선 소실점과 분간 없는 목표점.
스스로 할 수 없다면 자연에게 맡겨야 하는 법.
하지만 어떤 일은 자연도 시간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
자연은 저절로 오지 않고 선뜻 일으키지 않으며
단지 허락할 뿐.
보이지 않아도 있는 틈
보여도 없는 결
틈과 결은 신이 내린 선물이다. 나도 모르게 너도 모르게
시간마저 모르게 직조하는 단호한 무늬.
세상에는 관계에는 완벽이란 없다.
단지 스며들고 또 스며들 뿐.
스스로 완결된 존재에게 의미 너머 무의미로 허락하는 일.
우리 서로의 사이에 계절의 틈새에 존재하는 무언의 통로.
거대 철옹성에 저항하는 절대 고독의 힘은
기어이 태어나고 해내고야 마는 틈과 결의 힘.
그 여린 힘으로
그 저린 사이로
가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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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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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가입니다. 새벽을 거닐고 문장을 노니는 풋풋한 문학소년입니다. 길에서 글을 찾고, 책에서 길을 찾아 마음에 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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