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사는 동생이 본가에 왔다. 손 크고 마음 큰 동생은 엄니와 나를 위해 일용할 양식을 한가득 싣고 왔다. K1A1 탱크만 한 스티로폼 박스에 온갖 산해와 진미가 가득하다. 주섬주섬 삼치 한 마리를 싸준다. "오빠. 이거 큰 놈이니까 세등분해서 소분해서 먹고, 프라이팬에 식용유 돌돌 뿌려 약불에 구우면 돼, 간장에 식초와 물 넣고 살짝 찍어 드소."
"응? 그래. 알았어. 고맙다. 동생아."라고 대답은 했지만 요알못인 나는 본가를 나서며 다시 묻는다. "간장에 뭐라 했지?" "식초와 물 조금!"
방구석에 식초는 없으니 마트에 들러 오뚜기 사과 식초 소짜를 하나 골라 사 온다. '사과로 식초도 만드나?' 덥고 텁텁한 날씨만큼이나 참으로 물색없고 답답한 요알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