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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문장들
먼저 오는 사람
by
김호섭
Aug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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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르르 벚꽃 오기 전에 연두가 먼저 오고
우르르 땡볕 오기 전에 연분홍이 먼저 진다
사르르 보름달 오기 전엔 연보라가 온다
연보라는 먼저 오는 사람
저 먼 곳 코스모스에서 걸어오는 사람
샤랄랄라 한들한들 별빛 타고
드디어 기어코 기어이 사뿐사뿐 리듬 타고
먼저 오는 사람은 열어야 오고 열어야 간다
연하양 함박눈 오기 전에 갈대숲 이고 지고
문 앞에는 늘 오는 게 있다
먼저 오는 사람은 조용히 혼자서 온다 연하게 온다
연한 아메리카노 한 잔의 보사노바
시작은 늘 그렇듯 연하고 여리다
연하고 미약하지만 펄펄 살아 있는 그것은
화려한 문의 뜨거운 문양들을 혼자서 압도한다
완고한 무기력을 뚫어내고
뿌리 내린다
시작을 여는 건 언제나 품고 있던 희망
살아있어서 그렇다
사랑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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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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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가입니다. 새벽을 거닐고 문장을 노니는 풋풋한 문학소년입니다. 길에서 글을 찾고, 책에서 길을 찾아 마음에 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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