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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by 김호섭


하늘에서 땅으로 온 비가
빛이 되어 하늘로 내립니다

무심코 그린 동그라미는
서로 이웃하여 깊어진 얼굴 감싸고
폭삭 스며들어 아린 상처 지우고서야
다시 하늘이 됩니다

잠시 짙은 안개 드리워
숲 속의 길 잃어버려도
오고 감의 막힘이 없으니
끝내 그것은 빛의 바람입니다

다만
천둥 같은 소리는 내 안의 존재
나 여기 있다는 하늘의 목소리
바람의 응원가입니다

바다가 땅이 되고
하늘은 바다가 됩니다
불변도 허무도 아닌 경계

나는 방구석 제일 낮은 곳에 내려가
까치발 겨우 들어
빛나는 바다를 봅니다

언젠가 또 비처럼 음악처럼
우리에게 내릴
약속을 봅니다

함께 쏘아 올린
소망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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