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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민 May 07. 2023

 내 마음대로 살고 싶어.

#명품 못 사는 게 아니라 안 사는 걸로..

내 마음대로 살기 프로젝트는 5월부터 실행 중이다.

아직은 순항중..

먹거리와 영양제에만 지갑을 열고 있고

여행은 포기 못해 예산범위 내에서 한 달에 1번 허용할 것이다.

혹시나 내 마음이 흔들릴까 봐

쇼핑어플은 다 삭제한 상태다.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생일기념으로 학교서 나오는 복지상품권으로 과일을 주문하는 알뜰주부 모드다.

혹여나 내 마음속 소비요정이 기지개를 켤라

조심조심 살음 걷듯이 내 마음을 달래는 중이다 소비요정이 깨어나지 않게..

내가 자주 가는 여성커뮤니티에는

명품 주얼리와 명품가방 구입기가 종종 올라와 눈요기가 된다.

말로만 듣던 반클. 쎄뻥. 불가리.. 를 척척 사는 그녀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내가 구독하는 유튜브채널에는  미국에서 유학 후 직장을 다니는 딸을 뒷바라지하며 미국살이하는 여성의 명품구입일상이 자주 등장한다.

샤넬을 동네 마트에서 과자 사듯이 사고

머리부터 발끝같이 다 명품으로 도배했다는 말이 딱이다.

거기다 여행은 또 얼마나 자주 다니는지..

딸은 직장인이고 엄마는 집에만 있는 것 같은데

어디서 저리 돈이 나올까

건물주인가?

물건을 되파는 리셀러인가?

구매대행사업을 하나?

사실 부럽다.

아침마다 출근에 동동 거리고 학교에서는 수업에 업무에 애들에 이리저리 치여 저녁에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는 일상을 반복하는 나 자신이 비교되면서 부럽단 소리가 절로 나온다.

명품은 둘째치고

미국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주부로라도 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작년에 나도 한 때 명품에 집착을 한 적이 있다.

40을 넘어보니 변변한 가방조차 없는 것에 오기가 났고 결혼 20주년 기념이라는 뻔한 핑계로 남편의 하나마나한 동의를 구한 후 내돈내산 명품을 구입하기로 한 것이다.

그 당시는 온통 내 시선은 남들이 드는 가방에게 갔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서치하고 비교분석하여

살 가방을 정하고 주문을 했다.

그 정성으로 공부를 하면 분명 뭐가 되어도 됐을 텐데...

내 것이 된 가방은 지금 고이 장롱에 모셔 둔 상태다.

결혼식이나 중요한 날에 들어야지 하고 그날을 기다리고 있는데 막상 그날이 되어도 내가 평소 들던 편한 가방을 찾게 된다.

가방값으로 여행이나 갈걸..

사람이 빛나면 뭘 들어도 빛이 나고 명품이란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가슴은 그러하지 못했고

나도 명품가방 1개는 있다 하고 안도하고 나를 위안하는 마음이 필요했다.

1개만 있으면 됐다.

나를 안도하고 위할 수 있는 도구쯤으로 1개는 적절하다.

아무리 사람이 명품이어야 한다고 한들

내가 힘들게 벌어서 산

명품 하나쯤

들어서 뽐내고 싶은 마음은 무죄니까..


하지만 딱 1개다.

그 이상은 오버이고 사치이고 분수에 맞지 않고 아깝다.


그 돈이면 우리 가족 한 달 생활비인데..라는 구질구질한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그냥 나도 명품 1개 있다는 위안 하나면 됐다.


학교에선 사실 에코백이 젤 편하다.

집과 학교에 들고 갈 책과 짐도 많고

애들과 활동적인 시간들이 많아 가방이 더럽혀질 확률도 많다.


그리고 난 지금 백수생활을 앞당기기 위해

알뜰주부모드이다.

절대 사치품에 현혹되어선 안된다.

내 인생에 이젠 명품가방은 없다.

나는 명품가방 대신 내 화려한 백수생활을 앞당기기로 했다.

그게 더 신나고 가슴 뛴다.


그나저나 가방을 팔아서 금붙이나 살까 고민이다.


사실  이건 명품이 없는 사람이 지어낸 말이 아니라 .....

명품은 잔뜩 드는데 교양이나 지식이 없어보이면 보는 사람도 난감하다.

역시 사람이 명품이면 봉지쪼가리를 들고 있어도 멋지다는 거 정말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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