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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민 May 10. 2023

 내 마음대로 살고 싶어.

# 라떼는 말이야~~

나는 올해 담임을 맡지 않고 교과를 맡았다. 담임을 하지 않고 수업만 하는 교사이다.

음악, 과학 등을 가르친다.

오늘은 6학년 아이들과 음악 수업에서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동요를 소개해 주면서 추억여행을 떠났다.

마침 교과서에 나온 동요가 창작동요제 입상곡이었고

창작동요제가 있었던 80년대 이야기를 해 주었다.


" 너희 부모님이 초등시절에 해마다 5월이면 창작동요제가 열렸단다.

학교 선생님들이 곡을 만들고 노래 잘하는 학생과 팀을 이루어 선생님이 만든 곡을 부르며 경연을 했지"


80년-90년대 초등학교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mbc 창작동요제를 기억할 것이다.

매해 동요제를 챙겨보면서 누가 대상을 받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관심 있게 지켜보던 기억이 난다.


창작동요제 입상곡을 들려주었더니 유명한 몇 곡 외에는 처음 들어본 곡이 대부분이란 반응이 나온다.


새싹들이다.

노을

즐거운 소풍길

하늘나라 동화

종이접기

네 잎 클로버(그나마 요즘도 인기 많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

연날리기....


등등 주옥같이 맑고 아름다운 동요를 다시 들으니 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나는 가끔씩 수업자료를 찾거나 힐링을 위해 일부러 동요를 듣곤 하는데

어른이 된 지금도

동요는 사람의 마음을 맑게 정화해 주는 마력이 있다.


아이들도 생각보다 호기심 어린 눈과 귀로 동요를 음미했다.

부모님이 불렀을 노래가 30-40년이 흘러도 아이들에게 묘한 감동을 주는 느낌이다.

요즘 아이들은 사실 교과서 동요도 잘 모르고 잘 따라 부르지 않아서

수업을 하기가 곤란할 때가 많다.

어떤 아이들은 아주 대놓고 요구한다.

" 동요를 잘 몰라서 그런데 그냥 아이돌 노래 틀어주시면 안 돼요?"


언제든 유튜브에서 아이돌 노래를 찾아 듣는데 익숙한 아이들인지라

동요를 강요하기가 멋쩍을 때가 있지만

교육인 만큼 아이들이 동요의 순수한 가사와 맑은 멜로디의 매력에 한 번쯤 빠져보았으면 한다.

언제부턴가 아이돌음악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동요가 외면되고 잘 불려지지 않아서 창작동요제도 27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되어서 마지막해에 무척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왠지 어른 흉내를 내는 듯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는 가사와 멜로디가 아니라

아이들의 순수함을 닮은 동요를 아직은 좀 더 가르쳐주고 싶고 그 매력을 알려주고 싶어서

일부러 아이들이 아이돌 음악을 원해도 음악시간에는 동요와 아름다운 건전가요 위주로 수업을 진행한다.


이런 생각이 너무 고리타분한 건지도 모르지만

요즘 문화나 대세를 거스르는 역행일지도 모르지만

아주 짧은 10대 초등학교 시절만이라도 동요의 참맛을 맛보기라도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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