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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민 May 13. 2023

 내 마음대로 살고 싶어.

#요리랑 친해지길 바라.....

세상에서 젤 싫은 많은 것 중 하나는 요리...

피곤한 몸으로 퇴근해서 바로 저녁 준비하는 건 정말 곤욕이다.

그러나 성애의 힘을 발휘하여 배고프다고 아우성인 내 아이들 굶기지 않으려면 군말 없이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부엌에 들어선다.

아이들은 오늘 저녁이 뭐야? 하고 부담스러운 질문을 던지고 나보다 요리 솜씨가 좋은 남편은 늦은 퇴근이라 저녁준비에 동참하지 못한다.

나에게 음식이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그 무엇..

소화력도 약하고 먹는 것에 즐거움을 모른다.

입이 짧아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 수저를 놓는다.

그리고 왜 하고 많은 일 중에 내가 요리까지 맛있게 해야 하는지 억울하다.

난 수업하고 공문을 처리하고 행사를 진행하고..

많은 일을 잘 해있다고... 

나의 재능 중에 요리라는 영역은 일치감치 없었는데 나는 굶어도 자식은 먹여야 하기에 강제동원된 노동자처럼 괴롭다.

퇴근 후 나만 바로 보며 맛있는 요리가 뚝딱 나오길 기다리는 아이들이 부담스럽고 엄마라는 자리는 참 다재다능해야 하는 전지전능한 역할임을 또 실감한다. 체 엄마라는 역할은 그 끝이 어디쯤일까...


이렇듯 요리에 대한 불평불만이 한가득인데  불평자가 만든 음식이 맛이 있겠는가..

영혼 없는 요리는 맛도 없다.

맞벌이라는 핑계로 체력이 약하다는 핑계로

 요리와는 데면데면하고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차라리 설거지를 하고 말지..


배달앱이나 밀키트는 나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는 고마운 발명품.

나는 배달앱의 VVIP다.

 고물가 시대에 힘들게 장을 본 것도 모자라 맛없는 요리를 해서 온 가족에게 야유와 외면을 당하느니

내가 번 돈으로  그날 그날 먹고 싶은 메뉴를 척척

골라 먹는 게 훨씬 합리적이고 윈윈 아니겠는가.

반찬도 반찬가게에서 시켜 먹는 건 맞벌이 가정의 국룰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알뜰모드로 변한다는 건 조금 더 불편하고 조금 더 내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이치를 같이 한다.

배달비도 많이 올랐고 아무래도 장을 봐서 직접 요리하는 게 그래도 더 경제적이니까.

조금씩 요리와 친해져 보려 한다.

요리는 결국 음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필수이기에 조금 더 다가가기로 한다.

주말은 온 가족이 온전히 둘러앉아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기에 상차림에 신경을 쓰고  평소 귀찮고 손 많이 가는  채소반찬이나 생선구이도 도전해 본다.

가계부에서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하는 먹거리.

그 먹거리를 좀 더 알뜰하게 소비하기 위해서는

내 노동력을 볼모 삼아 최대한 배달을 줄이고 요리에 관심을 가지고 친해져야 한다.


 내년엔 남편 퇴근도 빨라질테니 잘하는 사람에게 요리 우선권을 내어주고 나는 설거지로 답하리라는  비밀 계획도 있지마는..


 미지의 영역이라도 

정성이 가하면 언젠가 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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