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 2024.12.12 ~ 2024.12.30
일지 2024.12.12 ~ 2024.12.30.
무릎 수술을 받았다. 2주 넘는 기간을 입원을 하고 일상으로 복귀를 했다.
불편함이 동반되었고 이따 금식 통증이 올라왔다.
간혹 거울 속에 비치는 목발을 짚고 다니는 내 모습이 퍽 웃기기도 했다.
'샘통이다.. 그래 너는 그렇게 좀 불편하고 아파봐야 해.'
조소 섞인 비웃음을 동반하여 스스로를 조롱했다.
한동안 비워둔 집을 청소했고, 정리를 했다.
비워둔 티를 내듯 눈에 먼지가 보인다.
불편한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쓸어내고 닦아낸다.
회사에 출근했다. 그동안 미뤄둔 업무를 정리하고 처리했다.
앉아 있기도 불편하고 서 있기도 불편했다.
시간마다 정신과 약과, 수술 통증약을 먹는다.
끼니를 먹지 않아 빈속이 쓰라려 힘들다.
퇴근을 하면 집에 와 꾸역꾸역 음식을 입에 조금이라도 밀어 넣는다.
하루는 조카가 주말을 내 집에서 보내고 싶다고 해 함께 보낸다.
쉼 없이 떠들고, 무언가를 보고, 궁금해한다.
그리고 계속 무언가를 먹는다.
하긴... 저렇게 열량을 소모하는데 먹어야겠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재미가 있다.
무슨 생각을 할까. 무엇이 그리 즐거울까.
조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상상하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참 잘잔다... 그리고 일찍 깬다... 그리고 또 먹는다...
약 3일을 함께 보내는 동안 집에 식량이 동이 난다...
사랑스러운 아이... 가는 날 아쉬움이 밀려온다.
그렇게 하루. 이틀.. 일주일 시간은 자꾸 간다.
누군가가 기프티콘을 선물해 준다. 생일 축하 문자가 온다.
회사에서는 해마다 주는 상품권이 책상 위에 있다.
아 생일이구나.
20대에는 좋았다. 연말이 생일인 것이.
생일이라 모였고, 연말이라 모였다.
핑곗거리가 있으니 이 그룹 저 그룹 저모임 이 모임 모여
마시고 또 마시고, 놀고 웃었다.
지금 나이가 되고 보니, 연말에 생일이 있다는 건
한 살 더 먹는다는 명확한 기일이 될 뿐이다.
모임은 하지 않았다. 다리가 불편해 그냥 혼자 있고 싶었다.
'그래.. 어차피 혼자야. 난 원래 혼자가 편했어.
언제부터 타인을 바라고 살았다고. 이게 너야.'
라며 스스로 다독여 본다.
사람은 다들 생긴 대로 살아갈 뿐이다.
개성대로, 스타일대로..
그래 그게 맞다고 스스로 자위해 본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머릿속을 비우고 또 비우다 보니 글을 쓴다는 욕구조차 사라졌다.
스스로 다짐을 했다.
올해까지만 그리워하자.
올해까지만 아파하자.
올해까지만 우울해하자.
올해까지만.. 올해까지만..
이제 이 핑계도 오늘을 포함해 이틀 남았다.
적당히... 남들처럼... 보통으로...
참 쉽지 않은 것들...
내년에는 꼭 그렇게 하자.
그래.. 원래 나의 모습을 찾자.
적당히 외롭게 살자.
적당히 즐겁고 적당히 행복하게 살자.
- 이렇게 웃고. 즐겁게.. 나에게 늘 힘이 되고 즐거움이 되어주는 나의 조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