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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라는 '가랑비'를 피하는 법

지금 나와 연결된 세상 모든 것들을 떠올려보기.

by 마음풍경

외로움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외로움은 아무런 소리도 냄새도 없다.

하지만, 느껴진다. 기운을 빼놓기도 하고, 마음을 울적하게 만들며, 허전하고 쓸쓸하게 한다.

괜스레 끝도 없이 혼자인 거 같은 생각, 아무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느낌에 갇히게 한다.


무엇이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것인가?

외로움은 어느 순간, 자신의 생각, 자신의 감정이 세상의 전부라 여겨지는 상태이지 않을까 싶다.

다시 말하자면,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만이 오롯이 나의 전부라 여기게 되는 상태(함몰)라 본다.

이 상태에서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어도, 무언가를 바쁘게 하고 있어도 외로울 수 있다.


결국, 우리가 우리에게 함몰되지 않게 하는 것은

지금 우리가 누구와 그리고 무엇과 어떻게 '관계'하고 있는지를 다시 점검하는 일이다.

굳이 내가 바라는 만큼의 쾌락을 주는 '관계'를 '관계'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쾌락이 내게 주는 거짓말에 속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외로움의 가랑비가 시작되는 지점일 것이다.


술이든, 도박이든, 섹스든 무언가에 중독된 이들이 외로울 수밖에 없는 지점인 것이다.

눈을 감고 코 끝의 숨에 집중한다. 들숨에 하나 날 숨에 둘 그렇게 열까지 세고, 다시 날 숨에 열, 들숨에 아홉으로 하나까지 반대로 수를 세어 본다. (수 세기 명상)


나는 모르지만, 지금도 지구는 열심히 자전과 공전을 하며 시간을 만들어 내고,

커튼을 열 때 맞이하는 눈부신 햇살은 저 멀리 태양에서 끝도 없는 불과 불의 만남에서 출발한 것이라.

하늘 위 구름은 바람에 의해 뭉쳐지고 흩어지고를 반복하다가 비가 되어 땅에 떨어질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지구의 자전과 햇살, 비와 바람, 이런 사소하다 여겨지는 것들이 오늘 나의 안전과 삶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떠올리는 것이다.


지구가 멈춘다면? 태양이 빛을 내지 못한다면?,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나는 얼마나 살 수 있는가?

돌아보면, 내 몸의 각질 한 조각조차도 나와 크든 작든 내 몸에서 발생한 관계로 이어져 있다.

그 각질은 자신의 크기만큼 내 몸을 보호하다가 수명이 다 되어 떨어지는 것이다.

지금 외롭다는 것은 어쩌면, 나와 연결된 하찮아 보이는 '관계', 너무나 당연해서 관계라 여길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자연들과의 '관계'를 너무 소홀히 여긴 탓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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