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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농도

경험, 시간, 열정으로 나는 어떤 요리를 할 텐가?

by 마음풍경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교도소에서 시작된 승권과 새로이의 인연,

번호만 다르지 같은 색의 수의를 입고 있었던 20대 초반의 그 들은 8년 후 다시 만났을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느 한 곳도 같은 점을 찾을 수 없었다.


"분명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하지만 그와 나의 시간은 그 농도가 너무나도 달랐다."


승권은 교도소를 출소하고 나서도, 교도소에 들어가기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새로이에게 교도소는 지나가는 길에 불과했다.

그는 자신의 가게를 차리고자 하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으며, 지옥을 지나야 할 때는 걸음을 멈추는 일 빼고는 무엇이든 했다.


주변 사람들의 말과 평가, 내가 살고 있는 환경에 대한 나의 해석, 지금까지 나에게 익숙한 경험과 기억이 향하고 있는 곳은 사실 나의 가능성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모르고 산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타인의 좋은 평가에 매여 살거나,

지금 살고 있는 자신의 환경이 삶의 전부라 여기거나,

자신을 비극적으로 정의 내리는 경험과 기억만이 사실로 여기면서 살기도 한다.

그런 그들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눈이 없다.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다양한 경험이라는 식재료, 시간이란 물을 갖고, 자신의 열정을 태워 끓일 생각도 음식을 조리할 생각도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허송세월 보내고 보면, 맹탕 물 뿐인 아무것도 아닌 음식이 되어가는 것이다.


나의 시간의 농도는 어떠한가? 그리고 어떠해야 하는가?

적어도 나는 나의 가능성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누군가의 평가로부터 마음을 지켜나가고,

나의 가치를 스스로가 어떻게 정의 내리는지 늘 깨어있는 자세로 관찰하자.

그리고, 욕심도 내려놓고, 절대 완벽하지 않으려 하는 상태에서, 주어진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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