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골프 레슨 유튜브 고르는 법
최근 한 골프 유튜버의 멤버십에 가입했다.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멤버십에만 공개되는 영상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인데, 모두에게 공개되는 영상보다 조금 더 심층적인 레슨 영상을 공개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전에 업로드된 영상을 모두 시청한 후 업데이트가 될 때마다 반복해서 시청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스윙을 가르치기 때문에 모든 영상이 참 도움이 된다. 방구석에 앉아 골프 공부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참 감사하다. 예전처럼 강호를 헤매며 유명하다는 프로들을 찾아 원포인트 레슨을 받지 않아도 되니까.
한 때 스스로를 ‘프로 유튜브 시청자’라 칭하며 알고리즘에 뜨는 모든 골프 레슨 영상을 시청했던 적이 있었다. 골프 유튜브가 성행하면서 많은 레슨 프로들이 앞다투어 유튜브에 레슨 영상을 올리고, 홍인규나 김구라 같은 연예인들이 유튜브에 발을 들이던 시기였다. 심짱같은 선구자 역할을 했던 유튜버들과 함께 우후죽순으로 유튜버가 늘어났고, 말 그대로 정보의 홍수가 일어났다. 바디 스윙이라는 새로운 물결이 유튜브에 들이닥쳤고 모두가 샬로잉과 스쿼팅을 외쳐댔다. 화려하고 복잡하고 헛갈리고 그래서 헤맸다. 닥치는 대로 영상을 보면서 연습장에서 클럽을 휘둘러댔고, 구독 목록도 내 골프 스윙도 점점 복잡해져만 갔다.
지금은 서너 개의 유튜브만 골라 시청하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내가 하고 싶은 골프 스윙과 다른 스윙을 가르치는 프로의 영상은 보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구독 취소를 누르지는 않았지만, 영상을 꼬박꼬박 찾아서 시청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그 레슨들이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것을 아니까. 당연하게도 그들이 틀렸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피지컬이 다르고 스윙의 형태가 다를 뿐이다. 그들이 가르치는 스윙을 하기에 내 오른 전완근의 근력이 너무나도 약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더 이상 그들의 유튜브를 시청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지면 반력과 스쿼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권영후 박사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그네 스윙, 시소 스윙을 알게 되면서 골프 스윙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쓰이는 힘은 수직의 지면 반력과 수평의 체중 이동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배웠다. 중력과 회전이 결합되었을 때 가장 강한 힘을 낼 수 있으며,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클럽에 전달할 수 있는지가 일관성과 비거리를 결정한다. 단지 이 내용들은 절대 섞여서는 안 되며, 섞이는 순간 엄청난 혼란을 초래한다.
‘밟는다’와 ‘디딘다 ‘의 차이를 깊이 생각하게 된 것도 이때쯤이었다. 스쿼팅 개념의 핵심은 ‘unweighting’이다. 우리가 점프하기 전 다리를 구부리며 몸을 웅크렸을 때, 우리의 발이 지면을 누르는 힘은 약해지게 된다. 이후 발로 지면을 강하게 차면서 위로 점프하려는 준비 동작이기 때문이다. 만약 체중계에서 스쿼팅 자세를 취한다면 순간적으로 체중계의 눈금은 골퍼의 일반적인 체중보다 순간적으로 줄어든 수치를 가리킬 것이다. 발이 살짝 지면에서 뜬다는 이미지를 가져도 좋다. 그래야 그 이후에 발바닥으로 지면을 강하게 누르면서 그 반작용으로 클럽을 강하게 휘두를 수 있다. 그것이 골프 스윙에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큰 힘, 지면 반력이다.
골프 레슨 유튜버라면 모두 스쿼팅에 대해 이야기할 때, 스쿼팅과 체중 이동을 함께 설명하면서 왼발로 지면을 ‘밟으라고’ 가르치는 레슨 프로들이 있었다. 그들이 가르치는 대로 하다 보면, 잘되는 골퍼가 있고 그렇지 않은 골퍼가 있다. 레슨 프로의 가르침대로 연습했는데 그 동작이 잘 되지 않는 골퍼는, 프로가 이야기한 대로 진짜 왼발로 지면을 ‘밟아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거다. 그럼 잘하는 골퍼는 뭘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지면을 ‘밟는다’는 것은 우리의 발로 지면을 강하게 누른다는 뜻이다. 발로 지면을 강하게 밟으면 우리의 다리는 펴진다. 이 개념이 바로 앞서 이야기한 스쿼팅의 ‘unweighting’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스쿼팅을 하는데 왼발을 강하게 ’ 밟으면 ‘, 그다음은 무엇일까? 밟은 발로 또 지면을 강하게 밟을 수는 없다. 그래서 스쿼팅과 스웨이는 함께 이루어질 수 없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왼발을 강하게 밟는 것은 스웨이 동작에서 체중 이동을 하는 방법이다. 왼발을 강하게 밟아 왼쪽 벽을 만든 상태에서 인아웃 스윙 궤도로 클럽을 강하게 휘두르면 드로우 구질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컨벤셔널 스윙의 원리이고, 스쿼팅과는 배치되는 개념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면을 ‘밟는 게’ 아니라 ‘디뎌야’ 한다. 그래서 스쿼팅을 정확하게 가르치는 프로들은 ‘체중 이동’이 아닌 ‘압력 이동’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야구에서 피칭을 하거나 배트를 휘두를 때, 디딤발로 축을 강하게 지지한 후 반대발로 지면을 ‘디디고’ 난 후에 체중을 실어 이동시키면서 그 힘을 이용해 공을 던지거나 배트를 휘두르는 것이 피칭과 스윙의 핵심이다. 왼발은 밟는 것이 아니라 디뎌진다. 그다음 오른발 킥을 할 때 왼다리가 같이 펴지면서 지면을 박차고 그 힘으로 left body의 익스텐션이 일어나면서 클럽을 강하게 휘두르는 것이다. 스쿼팅 이후 왼쪽의 익스텐션이 힘차게 일어나려면 왼발이 지면을 강하게 밟으면서 왼다리가 펴져야 한다. 그 준비 동작이 스쿼팅이며, 그때 왼발은 지면을 밟지 않아야 한다. 점프하기 전 몸을 웅크리는 것처럼, ’unweighting’이 일어나면서 왼발로 압력이 이동하는 동작이 나타나야 하는 것이다. 그다음 오른발 킥을 강하게 하면서 클럽이 휘둘러지고, 왼발 또한 지면을 박차고 일어나면서 익스텐션을 일으켜 클럽이 빠져나갈 공간을 만들어 준다. 이것이 바디 스윙이다.
혹자는 말장난이라고 할지 모른다. 그래서 앞서 어떤 골퍼는 같은 레슨 내용을 보고도 잘 해낸다고 했던 것이다. 누군가는 이 동작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수행해 낸다. 하지만 나처럼 운동 신경이 없거나 이론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골퍼는 이 내용을 받아들여 수행해 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고, 그를 위한 정확한 단어 선택이 중요한 것이다. 정확한 단어 선택은 정확한 동작을 설명할 수 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오해 없이 정확하게 설명해 낼 수 있다.
레슨 프로들이 공부를 많이 하면서 레슨 영상의 퀄리티 또한 많이 향상되었다. 감히 내가 평가할 수는 없지만, 레슨 영상들의 완성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되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평생을 골프에 매진해 왔던 프로들이지만 자신의 스윙을 말로 설명해 내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의 이야기다. 그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좋은 골프 유튜버를 추천할 수는 없다. 좋은 유튜버를 찾기 위해서는 이 글의 제일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내가 어떤 스윙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스윙이 어떤 스윙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스윙을 가르치는 프로를 찾아낼 수 있다. 그 기준이 없다면 컨벤셔널 스윙과 바디 스윙을 구별할 수 없고, 내용이 뒤죽박죽 뒤섞이게 된다. 내 스윙을 망가뜨리는 가장 좋지 않은 방법이다.
내가 간 길을, 지금도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는 길을 부디 가지 말기를 바란다. 좋은 유튜버를 찾고 열심히 시청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연습하자. 날씨가 조금만 더 따뜻해지면 2025 시즌이 시작된다. 올해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나에게는 그것이 USGTF이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올해 골프의 목적을 달성해 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