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깅 모양에 따른 스윙의 차이점
위의 두 사진의 차이점이 느껴지는가? 손의 위치가 오른쪽 허벅지 앞에 있는 사진이어야 해서 정확한 비교 사진은 아니지만, 내가 설명하고자 하는 두 가지 스윙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데는 충분한 사진이라 콜라주로 만들어 가져왔다. 래깅(lagging)은 골프 스윙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비거리를 만들어내는 동작이다. 래깅을 간단히 설명하면 손보다 헤드가 늦게 따라오는, 딜레이 히팅 delay hitting을 위한 동작이다. 손이 선행하고 헤드가 따라오는 동작이 헤드 스피드를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 된다. 래깅 동작은 모든 좋은 골프 스윙에 반드시 포함되어 있으며, 래깅이 나타나지 않으면 기본적인 비거리조차 만들어낼 수 없게 된다. 손목이 일찍 풀어지거나 꺾이면서 임팩트 전에 헤드가 손을 추월하는 현상을 스쿠핑 scooping이라고 한다. 스쿱, 즉 숟가락으로 퍼내는듯한 동작이라는 뜻이다.
다운스윙 중 래깅을 만들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동작을 만들어내는 방법 또한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오늘은 래깅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두 방법을 비교함으로써 두 골프 스윙의 차이점을 설명해보려고 한다. 잘 아시다시피 두 골프 스윙은 기본적인 원리에서는 동일하며, 힘을 쓰는 방법에 따라 스윙의 모양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윙의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각 스윙의 차이점을 알고 내 몸에 더 잘 맞고 적합한 스윙을 정해 익히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하겠다. 골프 스윙의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내 피지컬과 근력, 유연성, 연습량, 스윙 이미지 등에 따라 내 골프 스윙의 정답은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내게 맞는 최고의 골프 스윙을 찾아가시길 희망한다.
래깅 방법의 두 가지 패턴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사진의 좌측에서는 오른 팔꿈치의 안쪽이 정면을 향하고 있으며, 오른팔은 상대적으로 구부러져 있고 손목의 힌지는 유지한 채로 코킹이 풀어져 있는 모습이다. 사진의 우측에서는 오른 팔꿈치가 좌측에 비해 구부러져 있고 손목의 코킹이 풀어지지 않고 유지되어 있다. 사진이 다소 적합하지 않은 모습은 인정하다. 향후 내 스윙 사진으로 사진을 대체해 좀 더 차이점이 명확하게 보이도록 수정하겠다. 이틀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좌측의 래깅이 바디 스윙, 우측의 래깅이 컨벤셔널 스윙의 모습이다. 우리는 흔히 래깅을 설명할 때 ‘끌고 들어온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때 ‘무엇을’ 끌고 들어오느냐에 따라 스윙 이미지가 달라지게 되는 것인데, 좌측의 바디 스윙은 오른 팔꿈치를 끌고 들어오는 것이고, 우측의 컨벤셔널 스윙은 손목을 끌고 들어오는 것이다.
컨벤셔널 스윙에서도 오른 팔꿈치를 끌고 들어오라고 가르치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맞다. 컨벤셔널 스윙에서도 팔꿈치를 끌고 들어와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컨벤셔널 스윙에서 래깅의 정석이라고 강조하는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스윙을 보면 좋은 래깅은 손목의 코킹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다운스윙에서 손목을 오른쪽 허벅지 쪽으로 내리면서 코킹을 유지해 래깅을 만들고, 그 딜레이 히팅의 힘을 이용해 공을 강하게 타격하는 원리라고 설명한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바디 스윙에서의 다운스윙 손목 방향은 다이렉트로 공을 향한다. 컨벤셔널 스윙에서의 다운스윙 손목 방향은 오른쪽 허벅지를 향한다.
바디 스윙을 가르치는 레슨 프로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 가끔 이런 댓글이 달린다. “손목 방향이 공으로 가면 생크나 슬라이스가 나요. 방향이 틀렸습니다. “ 이것이 바디 스윙과 컨벤셔널 스윙을 혼동하는데서 오는 오류이다. 왜 이런 오류가 생기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손목의 코킹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코킹의 양을 증가시키면서 손목이 내려오게 되면, 클럽 페이스는 코킹량이 많은 만큼 열리게 된다. 그럼 열린 헤드 페이스가 닫히면서 힘을 쓸 수 있는 구간이 필요해지는데, 그 구간을 위해 손목을 오른쪽 허벅지 쪽으로 내리는 것이다. 손목의 코킹이 유지된 채로 손목의 방향이 바로 공 쪽으로 향하게 되면 코킹이 풀리면서 헤드 페이스가 닫힐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미처 헤드 페이스를 완전히 닫지 못한 상태로 공을 타격하면 공이 우측으로 향하거나 힐 쪽에 맞아 생크가 나는 것이다. 헤드 페이스가 열려 공이 오른쪽으로 출발하는 푸시 구질이 나오면 골퍼는 본능적으로 헤드 페이스를 닫기 위해 클럽을 잡아당기게 되고, 헤드 페이스가 열린 채로 잡아당기면서 아웃인 스윙 궤도가 발생하면 결과적으로 슬라이스 구질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컨벤셔널 스윙의 래깅 이미지를 갖고 있는 골퍼가 다운스윙 시에 손목을 공의 방향으로 가져가게 되면 슬라이스나 생크가 날 수밖에 없다.
오른팔꿈치의 안쪽이 정면을 향하게 유지하면서 다운스윙을 하게 되면 오른쪽 어깨가 외회전 되면서 팔이 꺾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손목은 힌지를 유지한 채로 코킹을 풀어주는 형태를 취하게 되는데, 이것이 어너 디비에이션 Ulnar deviation이다. 이 동작이 다운스윙 손목 움직임의 핵심 동작이자 헤드 페이스를 닫으면서 인아웃 스윙궤도를 만들어내는 핵심 동작인데, 글로 표현하기 복잡하고 영상으로 표현하기가 훨씬 이해가 빠르기 때문에 이는 올해 론칭 계획으로 준비하고 있는 유튜브 영상의 토픽으로 남겨두도록 하자. 이 글에서는 손목의 힌징을 유지하면서 코킹만을 풀어내는 동작으로 이해하면 된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코킹이 유지되면 헤드 페이스는 열리고, 코킹이 풀리면 헤드 페이스는 닫히게 되므로 코킹을 풀어주면 헤드 페이스를 빠르게 닫을 수 있다. 손목을 풀어버리면 - 이 용어도 너무 많은 오류가 존재하므로 다른 글을 통해 ‘손목이 풀린다 ‘라는 용어를 정확히 정의하고 설명해내보도록 하자 - 핸드 퍼스트가 풀리면서 스쿠핑이 일어나지 않느냐고? 그래서 손목의 힌징을 유지하는 동작이 그렇게도 중요한 것이다. 손목의 코킹은 풀어주고, 힌징은 유지해야 한다. 어떤 레슨 프로는 수직은 풀어주고, 수평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다운스윙 손목의 힌징이 임팩트까지 유지되면 핸드 퍼스트 동작은 만들어지게 되고, 어택 앵글과 그에 따른 공의 출발 각도, 증가된 스매시 팩터 등도 다 가능해지게 된다. 그래서 손목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하고 있는 스윙, 내가 하고자 목표하는 스윙에서 손목의 방향과 움직임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아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래깅을 팔꿈치로 하느냐 손목으로 하느냐는 결국 다운스윙 손목 방향이 공 쪽이냐 오른쪽 허벅지 쪽이냐를 결정하게 되고, 이 동작으로 골프 스윙의 두 가지 패턴을 구분할 수 있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이라면 연습장에서 - 라운드에서 체크하는 어리석음은 제발, 범하지 말자 - 내 손목의 방향과 래깅 패턴을 체크해 보기를 권한다. 손목의 방향을 체크해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어떤 스윙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혹시 슬라이스나 생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골퍼라면 헤드 페이스를 닫는 방법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부디, 그렇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