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잘하는 '짓'입니다.
글을 쓰는 신승철입니다.
인생을 바꾸려면 '지식'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노마드, 하루 1시간만 일하기, 일하고 싶을 때 일하기, 월 1천만 원 벌기'
위에 쓰인 말들처럼 일하는 시간에서 자유로워지고 돈 걱정에서 자유로워지게 해주는 것이 바로 지식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하루에 1시간만 일하고 지금 소득보다 5배 이상 높이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그걸 실현할 '지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식은 자신이 '경험한 것'만을 말합니다. 자신이 직접 해보지 않는 것은 정보라고 하지 지식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정말 살고 싶다면 단 한 가지만 바꾸면 됩니다.
'망설일 시간에 무엇이라도 알려고 시도하는 것'이 바로 그 한 가지입니다. 바로 이것만이 지식을 쌓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과연 저 일을 했을 때 얻는 게 무얼까? 잘 해낼 수 있을까?
-내가 저 사람에게 고백했을 때 차일까 사랑을 쟁취할까?
-내가 이 시험을 준비하면 합격할 수 있을까?
-이 길이 정말 내 길이 맞을까?
우리는 자신이 경험한 범위 내에서만 생각하고 판단합니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선택하고자 애쓰지만 우리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누구는 AB형과 교제했는데 성격이 너무 안 맞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AB형과는 원만할 수도 있습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다양한 샘플(경험)이 있어야겠지요.
저는 어제 포토샵 '지식'을 갖게 됐습니다. 이 지식은 저에게 많은 변화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저는 포토샵이라는 디자인 프로그램을 전혀 다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제가 원하는 수준의 배너와 포스터를 1~2시간 만에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포토샵은 무조건 안돼, 복잡해, 힘들어'라는 저만의 주관적 편견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무작정 시도했기 때문에 무지에서 벗어나 지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눈물겨운 과정을 잠시 소개할게요.
-포토샵은 너무 복잡해서 10년도 더 전부터 절대 결코 이번 생에서는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은 공포의 대상
-포토샵 책 구입
-포토샵 프로그램 설치
-포토샵 첫 화면에서 구토를 억지로 참음
-포토샵 기본 색상인 검은색 바탕화면을 회색으로 바꾸니 마음이 좀 안정됨(File-Edit-Preferences-interface-color Theme에서 바꿀 수 있다! )
-일단 책을 보며 포스터 만들기 돌입
-첫 번째 포스터를 만드는데 총 10시간 넘게 걸림
-포스터에 들어갈 문구, 색상 배치, 도형, 그림 삽입 뭐하나 제대로 되지 않고 그야말로 엉망
-거의 8시간 동안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수백 번 포기와 절망 그리고 막막함을 느낌
-어찌 됐든 도저히 눈뜨고 보기 어려운, 엉망인 채로 8시간짜리 첫 작품이 완성됨
-이렇게 첫 번째 작업을 끝내고 주변에 보여줬더니 아무도 반응 없이 외면함(1사이클 완성 경험)
-다음 날 다시 두 번째 작품 만들기에 돌입
-이번엔 두 시간도 안되어 2번째 작업 일단 완성(2사이클 완성 경험)
-수정하느라 3~4시간 걸리긴 했지만 첫 번째 작품과는 전혀 다른 두 번째 작품이 나옴, 본인도 놀람
-이 두 번째 작업 때는 포기나 절망, 막막함이 거의 없었음, 마음이 편했음
-함축적 메시지와 내용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들을 추가하여 수정 끝
-최종 완성
총 두 개의 포스터를 만드는 과정을 나열했습니다. 이렇게 2사이클을 완성한 경험을 한 것입니다.
그럼 모두에게 외면받았던 첫 작품을 공개합니다.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수준입니다. 저렇게 엉망인 놈을 만드는데 무려 10시간 걸렸습니다.
10시간 걸린 이유는, 포토샵의 간단한 기능 이를테면 클릭하기, 레이어 개념(순서, 글과 이미지의 차이), 컨트롤 T 기능 등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달할 메시지의 정리도 안되었고 폰트나 색상, 이미지 배치 등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렇게 1사이클이 지나고 컴퓨터를 꺼버렸습니다. 허탈하더군요.
카페에도 포토샵으로 공지를 만든다고 선언을 해놨는데 이거 영 불안하고 창피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에 "경제적 자유가 시간의 구속 어쩌고" 하는 문구가 압권이지요. 이 포스터를 본 회원들께 거지 같은 작품으로 눈의 구속을 안겨줄 뻔했습니다.
이제 두 번째 작업물입니다.
전문가가 볼 땐 미숙하지만, 두 번째 작업물은 첫 번째 작업물과는 사뭇 다르지요. 앞으로 디자인 비용으로 발생했을 큰 금액을 세이브하게 되었고 보다 좋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2사이클을 겪고 느낀 점입니다.
핵심 1. 실패는(첫 작품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완성을 위한 재료다.
핵심 2. 글이나 메시지는 일단 전부 써놓는다. 이를 전부 다 쓸 때까지는 수정하지 않는다. 다 쓴 후 수정(넣고 빼서)하여 함축적이고 전달력 강한 메시지를 빚어낸다.
핵심 3. 따라서 처음 하는 일에서 강하게 느끼는 포기, 절망, 막막함도 완성을 위한 재료다.
핵심 4. 나중에 완벽 해질 테니 지금은 망설이지 말고 시작하는 게 자신이 할 일이다.
첫 번째 작업물을 마주하고 전혀 만족감이 없었고 아무리 봐도 나아질 희망 따위는 보이지 않았어요.
여기서 제가 간과한 것이 '성장한 자신을 몰라본 것'이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모르는 가운데 성장하는데 이걸 모른 채 포기해버리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첫 작품은 두 번째 작품을 만들기 위한 재료였던 거지요.
사실 이 두 번째 작업물을 약 80% 정도 만들었었는데 여기저기 통화하느라 저장하지 않고 포토샵을 종료해버렸습니다. 모골이 송연하더군요. 중간중간 저장하면서 작업했어야 했는데 마지막으로 저장한 거의 초반 파일만 남아있었습니다. 카페에 선언을 해놨으니 두 번째 작업을 거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짜 다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저에게는 반드시 완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강력한 제약마저 있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좀 더 설득력 있는 두 번째 작업물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포기했다면 두 번째 작품은 만나지 못했을 테지요.
제가 사업 실패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호주머니에 천 원짜리 몇 장 남고 망했지요. 빚은 억 단위였고요. 그 실패가 저에게 '첫 작업'이었던 셈입니다. 이를 극복한 과정과 포토샵을 익혔던 과정은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 '첫 번째' 작업 덕에 오늘날의 제가 존재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는데 포토샵이 다시 말해줬습니다. 넌 또 두 번째 작품을 만들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