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천개 Aug 29. 2019

1인 기업가/사업가에게 번지르르한 사무실이 필요한가요?

소리 없는 암살자 "고정비"

1인 기업을 꾸리는 사업가에게 사무실이 필요할까요? 


업종을 떠나 처음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사무실 유무는 가장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사무실 하나 정도는 왠지 꼭 있어야 할 것 같고 없으면 일이 되지 않을 것 같은 막연함이 있지요. 다른 사람의 시선도 있고요. 어쨌든 고민하는 이유는 충분치 않은 돈 때문이기도 합니다. 인간사 거의 모든 고민이 이 돈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파트 구매하는 것도 큰 고민입니다. 그 동네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가장 좋은 아파트인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 정도 돈은 없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예산 내에서 투자가치도 높고 역에서 조금이라도 더 가깝고 학교도 있어야 하고 주변 환경도 좋은 아파트를 찾자니 고민입니다. 수능을 친 학생이 진학할 대학 때문에 고민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대다수는 서울대 법대나 의대에 갈 성적(+스펙)이 안되니까 어쩔 수 없이 눈치싸움만 치열해집니다.      


다시 사무실 이야기로 돌아와서, 경영자라면 변동비와 고정비에 대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변동비는 제품을 생산할 때마다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예를 들어 딸기 빵 한 개 만들 때마다 들어가는 밀가루와 딸기 등의 재료비가 변동비입니다. 고정비는 장단기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는 비용입니다. 빵가게라면 월 임대료와 인건비, 빵 굽는 오븐 구입비 등이 고정비입니다. 아래는 이익을 나타내는 수식입니다.


식 1) 이익=매출-변동비-고정비


잘 아시다시피 이익은 판매액(매출)에서 변동비와 고정비를 뺀 값입니다. 보통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면 첫 번째로 만지작 거리는 카드가 인원감축입니다. 고정비를 줄이는 것이지요. 탕비실에 커피를 카누에서 맥심으로 바꾸거나 A4용지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변동비를 절감하기도 합니다. 위 수식에서 "매출-변동비"를 한계이익이라고 합니다. 


식 2) 한계이익=매출-변동비


식 2)를 식 1)에 단순히 대입하면 


식 3) 이익=한계이익-고정비


한계이익은 매출에서 변동비만 뺀 값입니다. 이 값이 고정비보다 커야 이익이 발생한다는 말이 됩니다. 빵 1개 판매하면 1000원이고 재료비(변동비)가 700원이면, 한계이익은 300원입니다. 이 값이 고정비보다 커야 이득이 발생됩니다. 한 달에 빵 1천 개를 판다면 한계이익은 곱셈에 의해 30만 원입니다. 그런데 고정비에 해당하는 월세만 한 달에 100만 원이라면 벌써부터 마이너스 70만 원 손해입니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한계이익을 늘려야겠지요. 빵 5천 개를 판다면 한계비용은 150만 원이 됩니다. 그럼 고정비 100만 원을 빼고 50만 원이 최종 이익이 됩니다. 


이 사실에서 우리는 변동비보다 고정비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은 단순한 덧셈 뺄셈이지만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변동비와 고정비를 그저 비용으로써 같은 개념으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식당으로 예를 들면 음식재료 구입비(사입비)와 월세, 인건비를 같은 지출로 본다는 점이지요. 사입비 200만 원과 월세와 인건비로 500만 원이 드는 것을 합쳐서 그냥 월 비용 700만 원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변동비와 고정비는 전혀 성격이 다른 지출 항목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약간 따분할 수는 있지만 좀 더 풀어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변동비는 쉽게 말하면 제품을 생산할 때마다 드는 비용입니다. 딸기 빵 1개 만들 때마다 빵 1개분의 재료인 밀가루와 딸기를 구매하는 비용이지요.(전기세, 가스비 등) 제품을 적게 생산하거나 재료 비용을 줄이면 변동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매번 들어가는 비용이고 매출과 이 변동비는 한 몸과 같습니다. 


문제는 고정비입니다. 이익 공식에서도 보면, 이익은 고정비에 비례함을 알 수 있습니다. 고정비가 한계이익보다 크면 이익은 마이너스가 됩니다. 덧셈 뺄셈일 뿐이지만 중요합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고정비는 변동비와는 달리 단기간에 줄일 수 있는 비용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위 빵가게의 예에서 고정비가 빵가게의 임대료와 인건비, 빵 굽는 기계라고 말씀드렸지요. 우리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로 생각해보면 건물주가 아닌 이상 사무실 임대료는 명백한 고정비용이고(참고로 건물주도 세금 많이 낸다.) 적은 비용도 아닙니다. 고정비가 사업가의 이익을 지배합니다. 역삼역 부근에 2명 들어가는 사무실 비용이 역에서 먼 변두리의 널찍한 사무실 비용의 5배가 넘는 건 예사입니다. 사업 초창기의 사업가가 고정비용(월세 등)으로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지출하기는 힘듭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처음 몇 달은 수많은 시행착오 때문에 몇만 원 버는 것도 어려우니까요. 안정기에 도달하기 전에 겪는 아픈 성장기이자 성공의 씨앗이 자라나는 시기이니 잘 감내하고 꾸준히 그 길로 걸어가면 된다고 마음먹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고정비와 씨름하는 시기가 아닙니다. 사업의 성패는 성장하느냐 마느냐의 싸움이어야 하는데 고정비에 맞아 죽습니다.    


사무실을 계약하고 인력을 고용할 때는 이 고정비 이상의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부터 계산해봐야 합니다. 빵 가게를 열어놨고 하루에 1,000개를 생산할 수 있는데 200개만 판매되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큽니다. 고정비는 매달 눈을 부라리며 손을 벌리고 돈을 내라고 하는데 생산여력만큼 판매가 되지 않는다면 사무실이든 빵가게든 빵 굽는 기계든 그만큼 놀고 있는 것이 됩니다. 다른 말로 한계이익을 공헌이익이라고도 합니다. 한계이익이 고정비를 감당해야(고정비에 공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고정비가 거의 발생되지 않는다면 내 이익은 한계이익과 비슷합니다. 한계비용과 고정비용이 같다면 이익은 0이 되며 이 지점을 손익분기점이라고 합니다. 


식 3) 이익=한계이익-고정비


위 식 3)을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참고로 영화 나랏말싸미의 총제작비는 130억 원입니다. 관람객 수로는 350만 명이 이 나랏말싸미를 봐야 손익분기점에 이르게 되는데 역사왜곡 등의 이슈로 실제 관람객은 95만 명 정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최소한 손익분기점은 넘겨야 손해 없이 몇만 원이라도 버는 건데 말입니다. 



정리하면,

변동비는 단기간에도 조절할 수 있는 비용이고 생산할 때마다 어차피 들어가는 금액인 반면, 고정비는 활동을 하든 하지 않든 지출되는 비용입니다. 즉 변동비는 특별히 잘못된 결정이 없는 한 아무리 많이 들어도 생산과 판매에 어차피 드는 비용이라는 말입니다. 변동비는 판매가를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얼마든지 조절도 가능하고요. 하지만 고정비는 커질수록 부담이 가중됩니다. 생산활동이나 판매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적지 않은 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장사가 안된다고 월세 깎아주는 임대인은 없습니다. 


고정비가 한 달에 500만 원이라면 매일 손익분기점만 17만 원입니다. 3일을 놀면 54만 원이라는 비용이 눈앞을 가리니 1년 365일 내내 그 돈 아까워서 쉴 수가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소규모 사업자나 1인 사업을 시작하거나 한창 진행하는 분이라면 항상 고정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1인 사업가/기업가는 활동과 생각이 깃털처럼 가벼워야 합니다. 성장을 위해 힘쓰고 고정비를 줄이는 것은 궁색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여유 있는 사업과 생활을 보장합니다. 고정비가 없으니 마음의 짐이 적습니다. 1주일을 놀아도 재충전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에 노는 것이 죄가 되지 않습니다. 하루 손익 분기점이 17만 원이고 일주일을 놀면 최소 119만 원은 손해다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제가 1년에 3~4번 이상 기간으로는 한 달 훌쩍 넘게 해외여행을 다니고 출근은 전혀 하지 않아도 전혀 스트레스가 없는 이유입니다. 


자신의 사업에 매일, 매달 드는 변동비와 고정비를 노트에 적어보면 증감해야 할 항목이 눈에 확 들어올 겁니다. 그에 따라 행동하시면 됩니다. 인생을 바꾼 사람들은 머리로 생각만 하지 않고 항상 적습니다. 


자 1인 사업가/기업가 여러분 오늘도 성장을 위해 파이팅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니클로(UNIQLO)를 통해 본 1인사업 성공전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