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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천개 Sep 27. 2019

"나는 왜 남보다 못한 거지?" 성공을 가로막는 열등감

묻고 더블로 가!

갑자기 지구에 나라는 인간 외에 모든 인간이 사라진다면?


그렇게도 나를 고생시켰던 돈 문제에서 해방됩니다. 당장 한국은행에 가서 수조 원 이상의 현금도 만져 볼 수 있고 청와대나 백악관도 내 것이고 맨해튼의 1천억 원짜리 아파트도 내 것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고민이 생길 겁니다. 너무 외로워진다는 게 그 새로운 고민입니다. 지구 상에 나 혼자라면 무섭고 쓸쓸할 겁니다. 돈은 그저 종잇조각일 뿐입니다. 결국 진정한 행복은 인간관계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여기서 행복의 대전제가 나왔습니다. 


"주변에 인간이 있어야 행복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주변에 인간이 있다는 건 필연적으로 비교와 계층이 형성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사유재산은 인정하지만 생산수단은 인정하지 않는 공산주의가 아니라면 소득의 격차는 물론 이에 따른 지식의 격차도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공산주의는 인간답지도 않기 때문에 논외) 


인간이 많기 때문에 생긴 외모에서조차 억울한 차별이 발생합니다. 누구는 예쁘고 잘생기고 얼굴도 작고 키도 크지만 누구는 다리도 짧고 얼굴도 크고 심지어 머리숱도 고민해야 할 처지일 수 있습니다. 누구는 멋진 영화배우나 기업인, 좋은 직장이나 어디에 구속되지 않는(그래 보이는) 멋진 삶을 살지만, 누구는 상대적으로 좁은 방에서 주로 생계 걱정만 하다가 아까운 인생을 보내기도 합니다. 열등감이 안 생길 수 없는 구조입니다.    


행복의 대전제인 "주변에 인간이 존재할 것"이라는 조건을 만족하려면 수많은 악조건을 받아들여야 하고 열등감도 마찬가지입니다. 행복을 이루는데 경제적인 요인이 큰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 때문입니다. 이건 눈에 보이기 때문에 감출 수도 없고 사람들 속에 같이 살기 때문에 남과의 비교 그리고 거기서 오는 열등감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 열등감의 사전적 의미도 

"다른 사람에 비해 뒤떨어졌다거나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만성적 감정, 의식"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실 열등감은 태어나서부터 시작됩니다.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기는 신기한 게 많고 만지고 싶은 것도 천지입니다. 아무리 말려도 안 보는 사이에 기어이 만지고 사고를 칩니다. 특히 노트북, 충전 중인 스마트폰, 테이블 위의 뜨거운 물컵, 주방칼이나 가위 같은 뾰족한 것, 소파에 올라가서 떨어지는 것, 차려진 음식. 아기의 입장에서는 왜 그런지 어른들은 아무것도 못하게 하지요. 정작 자기들은 만지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무거운 걸 들기도 하는데 아기인 나는 하나도 못하게 합니다. 여기서 오는 무력감이 열등감의 기원이 됩니다. 나를 평생 친구처럼 쫓아다니는 '남들보다 못하다는' 이 열등감은 역설적이게도 아기를 보호하려는 어른들의 걱정에서 나옵니다.  


시간이 흐르고 신체적으로 자라나서 어른이 되었지만 역시나 하지 말라는 일과 안 되는 행동 투성이라는 점에서 아기였을 때와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직 젊은데 열등감은 어느덧 치료가 불가한 말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는 뭘 시도하려고 해도 겁부터 납니다. 남들은 다 행복하고 잘나 보이는데. 남들은 잘하는데 나는 안되면 어쩌지 라는 열등감. 


"네가?" "너는 못해" "너는 힘들어" "너는 어려울 거야"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대개 가장 가까운 지인, 친구나 가족인데 정작 이들도 한강이 보이는 50억~100억짜리 아파트에 페라리를 타고 매달 해외여행을 다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들이나 나 자신이나 현실은 직업 문제, 카드값 걱정, 육아비용, 주택담보대출로 노후 대비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인간들이 있어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 행복을 위해 나머지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합니다. 


한편 지구 상에 2억 년 넘게 살아온 악어가 고작 20만 년 밖에 안 된 인간보다 더 행복한지 때로는 열등감도 느끼는지 알 수는 없으나 최소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는 측면에서 보면 인간보다 악어가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인간이라서 그런지 인간보다 힘도 세고 덩치도 크지만 좀 잔인해 보이고 거친 악어처럼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실제로는 인간이 훨씬 잔인하지만) 평생 물 웅덩이나 그 근처에 사는 악어보다는 지능이 높아서 안전한 건물도 짓고 비행기도 만들어서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나뭇가지에 쓸리기만 해도 찢어지는 피부, 차가운 바닷속에서 평생을 사는 고등어에 비해 단 몇 분도 버티지 못하는 인간의 상대적 열등함이 성장과 발전을 만들어왔습니다. 아직까지 자신이 날지 못한다고 해서 비행기나 자동차를 만든 악어나 고등어는 없었습니다. 


결국 행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공존해야만 하는 감정인 열등감은 나쁘기도 하고 좋기도 합니다.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 겸손, 결핍된 것에 대한 자각은 열등감이 주는 선물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남들보다 소득이 낮은 사람이 고소득을 원하는 것도 열등감에서 시작됩니다. 세상에 나 혼자 있다면 소득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을 테니까요. 


자신이 느끼는 열등감은 자신이 처한 문제를 찾는데 가장 직접적인 실마리를 던져줍니다. 저의 경험상 '부럽다'라는 마음이나 '내가 쟤보다 못한 게 뭐야'라는 반감이 드는 지점이 그 실마리였습니다. 그리고 꾸준한 실천과 변화를 가져온 힘은 '남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쏘냐'라는 자신감 이 한 가지였습니다.  


자신이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은 제쳐두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저는 일단 외모는 포기하기로 했고 대신에 매일 책 50페이지 읽기와 더불어 제 분야뿐 아니라 타 분야의 훌륭한 선생님들을 만나서 강의와 세미나에도 참석하고 새로운 책을 집필하면서 꾸준히 배우고 느끼고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전부 저뿐만 아니라 의욕만 있다면 누구나 '당장'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롤모델을 찾고 그의 행동과 일을 연구해보면 당장 해야 할 목록을 만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문제의 해결은 자각에서 나옵니다. 문제를 안 순간 이미 문제는 문제가 아닙니다. 해결만 하면 되니까요. 문제라는 것을 모르는 그 안일하고 무책임한 상황이 문제일 뿐입니다. 문제를 인식하는 순간 변화가 일어납니다. 열등감이 문제 해결의 시발점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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