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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천개 Oct 25. 2019

[1인 기업] 1류와 2류를 가르는 차이

1류와 2류의 차이, 소득은 판매에서, 판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99%가 알지만 지키지 않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어제 점심때 아이폰 애플 11 pro가 새로 출시 예정이니 이 참에 싸게 바꾸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발신번호가 114라고 뜨는 걸 봐서 SK에서 공식적으로 전화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전화는 그냥 끊으라고 경험이 말해줍니다. 몇 번은 그냥 들어봤지만 소비자로서 다른 곳에 비해 그다지 이득이랄 게 없었으니까요. 이밖에도 보험 권유, 땅 투자, 아파트 투자, 경품 이벤트 등 단어만 나열한 것만으로도 이 글 자체를 스팸으로 보이게 할 정도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관심사가 있습니다. 관심사가 아닌 것에는 시간 쓰기 싫어합니다. 이득이 곧 관심사입니다. 이득은 돈뿐만 아니라 재미, 웃음, 감동, 선호, 신념 등을 포함한 개념입니다. 이득이 있다면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합니다. 


정작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결정하는데 주요 지표로써 자신의 관심사나 선호를 상수가 아닌 변수로 낮추는 점은 아이러니지만.


어쨌든 이득을 위해 자신이 사는 아파트 재개발, 재건축이나 아파트 주위에 초등학교 신설 등의 연명부에는 이름, 연락처, 이메일, 동호수, 서명까지 합니다. 심지어 해당 관청까지 찾아가서 시위에도 참여합니다. 

출처: 흔한 아파트 주변 학교 신설 연명부




사람인 이상 이성보다 감정이 앞섭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걸 감추는 것은 그보다 몇 배는 더 힘듭니다. 얼굴에서, 말에서 다 드러나지요. 그래서 초보 판매자나 사업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중대한 실수를 매번 저지릅니다.



반대로, 자신이 원하는 걸 감추고 상대방이 원하는 걸 말하는 사람이 된다면?



사람들은 3가지를 삽니다.
1. 필요한 걸 산다: 쌀, 계란, 라면, 물, 소주, 맥주, 막걸리(저는 술을 좋아하므로), 삼겹살, 집은 수천에서 수억 원까지 빚내서라도 산다 
2. 좋아 보이는 것, 사고 싶은걸 산다: 자동차, 명품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빚내서라도 산다
3. 경험을 산다: 대표적으로 여행



모든 사람은 자신의 관심사가 있습니다.(혹은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사업가나 판매자 입장에서 상대방의 관심사를 알아내는 것만으로도 훌륭하지만 2류입니다. 관심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면 1류입니다. 1류는 100% 성공이 보장됐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만 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면접관 혹은 인사팀 제출서류에서 나는 토익 980점이고 1년 미국 어학연수를 했고 무슨 학위가 있고 저런 상장이 있다고 나열만 하는 것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지금까지 수백 번 수천 번 봐왔을 사람이고 서류다 보니 담당 직원이나 임원 입장에서는 지칩니다.


"귀사에서 필요한 A 업무에 나는 B와 C의 경험과 사례가 있어서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쓰는 것이 심사자의 서류 읽는 체류시간을 몇 초 더 늘립니다. 단순한 표현 같지만 이렇게 회사에 필요한 업무사항을 알아내어 쓰려면 이 회사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내 관심사는 취업과 월급이고 이 때문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는 것이긴 해도 말입니다. 회사가 원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람'입니다. 


서로의 관심사가 다르면 계약은 성사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 둘 사이에서 일치가 일어난다는 것은 둘 다 이득을 본다는 이야기이고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합니다. 


기업도 소비자에게 어떻게든 이득을 주려고(주는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합니다. 가끔 기업 광고에서 좋은 카피들도 눈에 띕니다.




-바다 위 고래 사체가 5m짜리 백상아리를 불러들였다

출처:내셔널지오그래픽



핵심은 내 말, 내 제품, 내 서비스가 상대방에게 이득이 있냐는 것. 이득이 있으면 상대방은 좋아합니다. 이미 백점 만점에 70점입니다. 상대방의 가려운 곳을 알기 때문입니다. ①무엇을 바라는지 알았다면 그걸 ②주던지 아니면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지 알려주면 생활고에서 벗어납니다.

생필품처럼 사람들에게 항상 필요한 제품들은 많이 팔리지만 대개 마진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수백 개에서 수천 개를 팔아도 생활고입니다.  b2b나 b2c에서 아이템을 소싱하여 1개 팔아서 마진 몇만 원 이상 되는 아이템이 매우 희귀한 이유입니다. 좋아 보이는 거 사고 싶어 하는 것들이 마진이 좋습니다. 홈쇼핑 md는 팔릴만한 제품, 분당 매출 피크를 찍을 수 있는 제품만 픽합니다. md는 그런 실적을 가진 판매자를 사랑합니다. 팔리지 않는 제품을 방송 올렸다간 재미없는 일들이 벌어지니 아무리 가족, 친지의 아이템이라 해도 받지 않는 이유입니다.  
 

사람들은 사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돈 쓰는 걸 싫어하는 것이지요. 하물며 사라고 하면 (보험, 땅, 집 사라고 전화하거나 회사 면접에서 내 학위나 경험만 어필하는 것) 도망갑니다. 

 
관심도 없는데 말까지 많은 사람은 최악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점에서 두려움을 느끼는지 알 수 있습니다. 네이버 게시글이나 댓글만 검색해봐도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짜로 엿볼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레 상대방 전문가가 됩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을 알았다면 이제 2류는 된 것입니다. 이제 이들이 움직이도록 강한 열망을 심어주는 1류가 되는 일만 남았습니다.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적 특징만 설교하면 최악

-소비자에게 어떤 이득이 있을지 알려주면 2류

-사용해보고 구체적인 사례를 직접 보여주면 1류 


요새 늦둥이 12개월 아들을 키우다 보니 확실히 을의 입장이 되었습니다. 울고 보채는데 달랠 재간이 없습니다. 이유식을 잘 먹지 않을 땐 제가 먼저 밥을 맛있게 먹습니다. 그걸 본 아기는 전과 다르게 이유식을 잘 받아먹습니다. 한 서너 살쯤 돼도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면 "안 먹으면 로봇 안 사줄 거야"라고 다그치고 설교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신 "너 밥 안 먹으면 키가 안 커서 운동도 못하고 저기 위 책장에서 책도 꺼내지 못할걸?"이라고 다소 비열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낫습니다. 아이지만 자신에게 이득이 될만한 사실은 귀신같이 알아먹습니다. 만약 아들이 유치원에 좋아하는 이성 친구가 있다면 아주 좋은 소스를 발견한 것이고 이 사실을 비열하게 이용하여 키 크고 멋진 남자 친구가 되는 방법으로 잘 활용해도 되겠지요.   


무엇을 '하라 마라'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는 거야'라고 다정하게 말하는 사람이 1류 되겠습니다.


바람은 나그네의 옷을 벗기기 위해 폭풍우를 불어댔지만 정작 나그네는 옷을 빼앗기지 않으려 더욱 단단히 싸매게 했습니다. 반면 태양은 날씨를 덥게 하여 나그네가 스스로 옷을 벗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정리하면,

사람은 자신에게 이득이 있다고 느끼면 누가 설득하든 말든 스스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내 이야기 말고 상대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 보여주는 연습을 몇 번 해보고 성과를 내면 먹고사는데 지장 없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급한 나머지 자신에게만 이득이 되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생활고에 시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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